'262세이브' 손승락이 기억하는 2세이브
▲ 13일 대만 가오슝 칭푸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쉬고 있는 손승락.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건일 기자] KBO리그 통산 세이브 2위 손승락(37)이 11년 동안 올린 세이브 262개 가운데 특별한 2개가 있다.
하나는 2010년 3월 27일 사직에서 롯데를 상대로 올렸던 데뷔 첫 세이브, 다른 하나는 2016년 4월 1일 롯데로 이적하고 첫 번째 세이브다.
손승락은 "데뷔 첫 세이브와 롯데에서 첫 세이브가 기억난다. 넥센에서 (데뷔) 첫 세이브는 선발 준비하다가 나갔다. 세이브 조건이 무엇인지 이제 막 알았을 때였다"고 떠올렸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첫 번째 세이브는 손승락의 통산 178번째 세이브다. 이때가 2016시즌 개막전으로 손승락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 첫 번째 경기이기도 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경기 장소가 고척스카이돔, 상대가 전 소속 팀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이었다.
손승락은 경기를 끝내고 1루 측 넥센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넥센 팬들은 오랫동안 자신들을 지켜 준 수호신의 작별 인사에 박수를 보냈다.
"넥센에 감사했다는 인사를 드리면서도 롯데 팬들에게 이제 내가 왔다는 인사를 했을 때, 마음이 교차를 하면서 전율이 일어났다"고 손승락은 기억했다.
손승락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았다. 2012년 데뷔하고 처음으로 30세이브 고지를 넘어섰고 2013년엔 46세이브로 첫 구원왕과 함께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듬해 2년 연속 구원왕을 석권했으며 2017년 37세이브로 개인 통산 4번째 구원왕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손승락이 쓴 세이브 262개엔 팀을 위한 헌신이 깔려 있다. 손승락은 마무리 투수이지만 8회 등판은 물론이고 연투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3일 연투를 한 다음 날 "오늘도 대기하겠다"며 4일 연투를 자청한 일도 있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고 당시 마음을 전했다.
▲ 손승락은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롯데 자이언츠
혹자는 손승락을 불운한 투수라고 말한다. 손승락은 리그 최고 마무리 실력을 가졌지만 같은 시대를 타고 난 오승환과 커리어 내내 비교됐다. 세이브 차이는 15개. 올해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며 손승락은 이미 이와 관련된 많은 질문을 받았다.
손승락은 "난 누구보다 마운드에 많이 올라갔고 누구보다 8회에 자주 등판했다. 나는 나고 (오)승환이는 승환이다. (세이브는) 쉽게, 공짜로 얻는 게 아니다. 마무리 투수는 자기 만의 세이브 하나하나를 어떻게 쌓았는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투수 장시환은 "손승락이 우승을 정말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손승락은 2005년 데뷔해 아직까지 우승 반지가 없다. 넥센 시절이었던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손승락은 "진짜 우승한번 하고 싶다. 몇 년 간은 내 힘이 처지지 않을 것 같지만 언제 내 구위가 바뀔지 모른다. 내가 힘이 있을 때, (이)대호도 힘이 있을 때 한번 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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