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맏형에서 패기 넘치는 지도자로 돌아왔다. 이호준(43) NC 타격 코치 얘기다. 이 코치는 야구단 NC의 상징이다. 현역 시절, 9구단 NC가 2014시즌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실력 있는 리더'의 표본이자 클럽하우스 리더가 선수단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증명했다. 지도자 첫 발도 NC에서 내디뎠다. 2017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했고, 바로 일본 구단 요미우리에서 연수를 받았다. 구단은 팀 리더를 타격 코치로 내세우며 젊은 선수의 기량 향상뿐 아니라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우람했던 현역 시절 체격에서 몰라보게 핼쑥해진 체형으로 돌아왔다. 그저 외형만 변한 게 아니라 마음가짐부터 지도자 자세로 전환했다. 현재 그는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후배들과 호흡하고 있다.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은 여전했고 밝은 훈련 분위기 조성을 이끌었다. 넉살 섞인 푸념에서 열정이 엿보인다. 그는 15일(한국시간) 오전에 진행된 훈련에서 선수들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사연은 이랬다. 이 코치가 있던 솔트리버 필드 B구장 10시부터 30분 동안만 포수진 타격 훈련이 있었다. 이후 1시간 30분 동안은 야수와 투수 모두 더블 스틸 중도 방지 훈련을 소화했다. 이 코치는 "현역 시절에도 오전에는 훈련 일정이 없더니 코치가 되어도 똑같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현역 시절에는 지명타자였기 때문에 수비, 작전 훈련을 온전히 소화하지 않았다. 이날은 일정 탓이지만 타격 지도를 할 선수가 없었던 것. 배팅 훈련이 재개되길 기다리는 이 코치의 모습을 보면 '그 말'이 그저 우스갯소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12시부터 박민우, 김성욱 등이 포함된 조에서 B·P(배팅훈련)이 시작됐고 이 코치는 비로소 '하고 싶은 일'로 투입됐다. 선수단이 최근 흥행한 음악 영화를 통해 유행하는 추임새, '에~오'를 외치며 분위기를 살릴 때도 보조를 맞추며 함께 호흡했다. 나성범 NC 주장은 "이호준 코치님이 있어 든든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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