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3대 중미' 감독 시대…제라드, 램파드 이어 스콜스도
‘맨유 레전드’ 폴 스콜스가 잉글랜드 리그2(4부) 클럽 올드햄 애슬레틱 감독에 취임했다. 지난 2011년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가 8개월만에 깜짝 복귀했던 스콜스는 2013년 여름 만 38세의 나이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바 있다. 이후, 맨유 시절 동료들과 공동 소유하고 있는 고향의 세미프로 클럽 살포드에서 잠깐 감독 대행을 맡았던 것을 빼면 이번 올드햄 부임은 그의 첫 감독 커리어가 된다. 올드햄은 고향인 살포드에서 멀지 않은, 그가 어릴 적부터 애착을 가졌던 팀이기도 하다.
(사진 : 올드햄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스콜스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감독직에 흥미가 없었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감독을 맡기에 지금이 적기라 생각했다. 내가 준비가 잘 되었는지 아닌지는 몇 주 안에 결판이 날 것”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3부리그(리그1) 21위에 그쳐 무려 49년만에 4부리그로 강등된 올드햄은, 지난 4년간 10번째 감독으로 폴 스콜스를 맞이했다. 올드햄의 현재 순위는 4부리그 14위. 리그 16경기를 더 남겨둔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턱걸이 순위(7위)에 승점 9점이 뒤져 있고, 강등권(23위)에는 14점 앞서 있다. 현실적으로 승격을 이루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드햄에는 벨기에 국가대표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크리스탈 팰리스)의 동생인 조나단 벤테케가 뛰고 있다.
스콜스의 감독 입봉으로 2000년대 이른바 ‘잉글랜드 3대 중미’라 불렸던 세 선수, 폴 스콜스와 프랭크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가 모두 현역 감독의 길을 걷게 됐다. 이 중 가장 먼저 감독 직위에 오른 것은 셋 중 막내인 ‘리버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다. 리버풀 아카데미에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던 제라드는 2018년 5월 4일, 스코틀랜드 명문 클럽 글라스고 레인저스 감독에 취임했다. 2018/19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부터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던 제라드 감독은 9월 셀틱과의 올드펌 더비에서 0-1로 패하며 처음으로 ‘쓴 맛’을 봤다. 재정난으로 지난 2012년 스코틀랜드 4부리그로 강등됐던 레인저스는 지난 2016년 4년만에 1부로 복귀해 2년 연속 3위에 머문 팀이다.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레인저스는 25라운드를 마친 현재 셀틱(57점)에 승점 6점 뒤진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유로파리그에서는 비야레알, 라피드 비엔 등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었지만, 첫 대결에서 패한 ‘올드펌 더비’에서는 지난해말 1-0 승리를 거둬 홈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유로2004 개막 직전 훈련 도중, 에릭센 감독이 제라드, 램파드, 스콜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다음 주자는 ‘첼시 레전드’인 프랑크 램파드다. 지난해 6월 램파드 감독을 선임한 클럽은 챔피언십리그(2부)의 더비 카운티다. 1996년부터 6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 머물렀던 더비 카운티는 2002년 EPL 19위에 머물러 2부로 강등된 뒤 지난 2007년 승격했다가 곧바로 2부로 내려앉았다. 그 뒤 2부리그에서만 벌써 11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10차례의 시즌 동안 승격 플레이오프 순위권에 진입한 것이 고작 3차례에 불과할만큼 더비 입장에선 힘겨운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홈 구장 이름인 프라이드(Pride) 파크에도 내걸린 자존심(pride)이 상할대로 상한 상황. (지난 시즌에는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풀햄에게 패해 또다시 승격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더비에 부임한 램파드 감독은 현재 리그 7위의 성적으로 준수한 데뷔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FA컵에서는 5라운드(16강)에 올라다음주 브라이튼을 상대할 예정이고, 카라바오컵에서는 3라운드에서 맨유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4라운드(16강)에 진출해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16강에서는 운명처럼 첼시를 상대하는 묘한 기분도 경험했다. (첼시 현지팬들 사이에서는 사리 후임으로 벌써 램파드 감독이 거론되기도 한다.) 리그에서는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권인 6위와는 승점이 같고, EPL 승격 직행이 가능한 2위와는 승점 8점차라 빠르면 다음 시즌부터 더비를 이끌고 프리미어리그 감독이 될 수도 있다. 웨스트햄 레전드로 잉글랜드 대표선수까지 지낸 아버지 프랭크 램파드 시니어가 프로팀 감독을 맡지 못했던 아쉬움을 아들 램파드가 실현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 램파드는 동서 관계인 해리 래드냅 감독을 도와 웨스트햄 수석 코치를 맡기는 했지만 감독 입봉 경력은 없다.)
자신보다 조금 어리지만 동시대를 함께 풍미했던 제라드와 램파드 감독이 비교적 데뷔 시즌을 순항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맨유 레전드’ 스콜스 감독에게 쏠리는 기대도 클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리그의 부진한 팀을 맡게 된 것, 또 두 감독들과 달리 시즌 도중에 부임하게 된 것은 당장의 호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소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콜스’라는 이름에 따라붙는 기대감은 외면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스콜스 감독이 부임한 올드햄은 무려 124년의 역사(1895년 창설)를 가진, 한때 1부리그 준우승(1915년)까지 차지한 적이 있는 클럽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창설 첫 해에는 당당히 프리미어리거로 참여하기도 했다. (두 시즌만인 1993/94 시즌 21위로 강등. 당시엔 EPL이 총 22개 클럽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만만찮은 역사를 가진 올드햄에서 스콜스 감독은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까. 한때 선수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했던 세 명의 스타들이 감독으로 보여줄 미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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