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톱 에이스 린드블럼이 말한다, 내가 ‘투심 삼매경’에 빠진 이유
두산의 린드블럼은 지난해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새 시즌 자신의 위력을 더하기 위해 구종개발에 여념이 없다. 특히 전지훈련 동안 투심패스트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이스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는 조쉬 린드블럼(32)이다.
타고투저의 흐름에 따라 선발야구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2018시즌 2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 21회를 포함해 15승4패, 평균자책점 2.88(168.2이닝 54자책점)을 기록한 KBO리그 톱클래스 선발투수의 가치에 대한 긴 설명은 필요치 않다. 두산이 린드블럼에게 2018시즌의 145만 달러보다 32만 달러 인상된 총액(177만 달러)을 안겨준 이유다. 인센티브 15만 달러를 더하면 최대 192만 달러(약 21억6000만 원) 규모다. 가치를 확실하게 인정한 것이다.
● 리그 최고 에이스의 증거
린드블럼은 포심패스트볼(패스트볼)의 구위와 다양한 투구 패턴, 탁월한 구종 선택, 공격적인 투구까지 선발투수의 덕목을 모두 지닌 투수다. 최고구속 150㎞대 초반의 패스트볼과 종슬라이더의 조합만으로도 상대 타자를 제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투심패스트볼(이하 투심)과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큼의 완벽함은 아니지만, 나머지 변화구의 완성도 또한 높다. 4.13의 삼진(157개)/볼넷(38개) 비율에서 알 수 있듯, 제구력도 뛰어나 위험요소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린드블럼의 머릿속에 ‘만족’이란 단어는 없다. 비시즌에 충분히 쉬면서도 구종 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은 이유다. 특히 우타자의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휘는 투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투심은 우타자의 배트 손잡이 부분을 공략해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구종이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린드블럼의 투심 구사 비율은 15%로 패스트볼(32.7%), 슬라이더(26.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두산 린드블럼.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 왜 투심 삼매경에 빠졌을까
이는 지난해 0.58이었던 린드블럼의 땅볼(122개)/뜬공(209개) 비율과도 무관치 않다. 두산 내야진이 KBO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점을 고려하면, 땅볼 유도가 장타의 위험을 줄이고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린드블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겨우내 연습한 투심을 빨리 실전에서 활용해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시즌 동안 충분히 쉬면서도 투심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에 못지않게 체인지업도 많이 던졌다. ‘트랙맨’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보니 투심과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다. 실전에서 투심을 던질 날이 기다려진다.”
심리적 안정을 찾은 것도 엄청난 수확이다. 막내 딸 먼로의 심장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덕분이다. “수술이 아주 잘됐다(It went awesome).” 목소리가 한결 밝아졌다. 이어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를 날이 기다려진다”며 “건강하게, 매일 내 루틴을 지키며 몸관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팀 승리를 위해 집중하겠다”는 목표도 빼놓지 않았다. 에이스의 말 마디마디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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