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우승할까 싶어 공약했는데 진짜 삭발하게 될 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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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우승할까 싶어 공약했는데 진짜 삭발하게 될 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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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만 웃을 때도 됐는데…”

아이스하키 대명 킬러웨일즈가 아시아리그 통합 챔피언을 향한 훈련을 재개한 13일 인천선학국제빙상장. 케빈 콘스탄틴 감독(60·미국·사진)은 훈련을 지도하던 도중 자신을 향해 웃음꽃을 피우는 선수들을 보며 자신의 매끈한 머리를 매만졌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사령탑 출신인 콘스탄틴 감독은 지난달 31일 대명의 첫 정규리그 우승 공약으로 팬들 앞에서 삭발식을 했다. 창단 첫해인 2016년 8위, 이듬해 6위에 그쳤던 약체의 반란이 만들어낸 유쾌한 사고였다. 그는 “설마 우승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콘스탄틴 감독의 공약 수행은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긴장하던 선수들의 분위기를 바꿨다. 어떻게 경기를 치를지 고민하던 선수들이 이젠 통합 챔피언을 벼르고 있다. 대명은 23일부터 5전 3선승제로 일본제지 크레인즈와 오지 이글스의 승자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콘스탄틴 감독은 “크레인즈에는 1승3패로 열세, 이글스에는 거꾸로 3승1패를 기록했지만 누구를 만나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콘스탄틴 감독의 자신감은 정규리그에서 수집한 철저한 자료 분석에 있다.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상대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했고, 어떤 선수들이 뛸 때 좋은 효과를 냈는지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는 자신의 노트북에 수집된 영상과 자료를 보여주면서 “어떤 선수가 뛸 때 슛 찬스를 얻거나 내줬는지, 신체 접촉이 많이 있었는지도 알 수 있다”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콘스탄틴 감독에게 고민이 있다면 역설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너무 일찍 결정 지어 버리는 바람에 휴식이 너무 길었다는 점이다. 올해 대명의 통계를 살펴보면 경기 간격이 5일까지는 승리가 더 많지만, 6일부터는 같거나 낮다.

콘스탄틴 감독은 “가상의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콘스탄틴 감독은 통합 챔피언에 올라도 새 공약은 내놓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우승에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또 어떤 공약 수행이 기다릴지 몰라서다. 콘스탄틴 감독은 “내가 삭발한 모습에 아내가 화를 냈다”며 “아내가 웃어야 가정도 평안해진다. 팬들도 우승컵에 만족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 | 황민국 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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