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3연패 GS칼텍스, '장충의 봄'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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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3연패 GS칼텍스, '장충의 봄'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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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는 올스타전을 앞두고 4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IBK기업은행 알토스, GS칼텍스 KIXX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흥국생명은 디그와 세트(수비), 기업은행은 블로킹(높이), GS칼텍스는 공격성공률과 서브(공격)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세 팀의 선두 경쟁은 정규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를 전후로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순위싸움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휴식기 직전 흥국생명과 GS칼텍스를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아내며 분위기를 끌어 올린 도로공사는 설 연휴 기간에도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에게 3-0 승리를 따냈다.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따내며 승점 11점을 적립한 도로공사는 GS칼텍스와 승점 차이 없는 4위로 상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반면에 특유의 '닥공배구'를 앞세워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GS칼텍스는 최근 3연패를 당하면서 도로공사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아직은 세트득실률(1.351-1.275)에서 앞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노련한 도로공사를 상대로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싸움을 이겨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13-2014 시즌 두 번째 챔프전 우승 후 5년 만에 '장충의 봄'을 노렸던 GS칼텍스의 최근 행보가 위태롭기 그지 없다.

꾸준한 세대교체 후 '닥공배구' 앞세워 선두 질주한 GS칼텍스
 

 이소영은 무릎 수술을 받은 선수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예전 기량을 완벽히 회복했다.
ⓒ 한국배구연맹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신협상무, GS칼텍스의 코치를 지낸 차상현 감독이 부임한 후 GS칼텍스의 핵심 기조는 '세대교체'였다. GS칼텍스는 2016-2017 시즌이 끝난 후 정지윤 세터가 은퇴했고 7년 동안 팀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한송이(KGC인삼공사)를 트레이드했다. 차상현 감독은 레프트 강소휘, 센터 문명화, 세터 안혜진 등을 적극 활용하며 젊은 팀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GS칼텍스의 세대교체 행보는 외국인 선수를 1985년생 파토우 듀크(도로공사)에서 1991년생 알리오네 마르티니우크(등록명 알리)로 교체하면서 완성됐다. 듀크가 교체되면서 GS칼텍스에는 1980년대에 태어난 선수가 아무도 남지 않았다. 프로 입단 후 오랜 기간 '아기용병'으로 불리던 이소영마저 어느덧 모셔야 할 선배보다 거느린 후배들이 더 많은 중고참 선수가 됐다.

이소영, 강소휘, 알리로 이어지는 막강한 삼각편대를 완성한 GS칼텍스는 시즌 초반부터 특유의 '닥공배구'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GS칼텍스는 1라운드에서 4승으로 승점 11점을 따내며 선두로 뛰어 올랐다. 5경기에서 98득점을 올리며 GS칼텍스의 상승세를 주도한 이소영은 1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이소영은 2017년 여름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던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운동능력과 자신감을 완벽히 회복했다.

GS칼텍스의 상승세는 2라운드에도 멈추지 않았다. GS칼텍스는 2라운드에서도 기업은행전에서만 풀세트 접전 끝에 한 차례 패했을 뿐 똑같이 4승을 챙기며 승점 12점을 적립했다. 시즌 개막 후 10경기에서 따낸 승점만 총 23점. GS칼텍스는 2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2위권 팀들과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GS칼텍스의 세대교체가 드디어 결실을 맺는 듯했다.

사실 2라운드부터는 지난 시즌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했던 강소휘의 활약이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조커'로 변신한 표승주가 적재적소에 교체 선수로 투입돼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게다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했던 이고은이 코트에 복귀하면서 차상현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은 더욱 다양해졌다. GS칼텍스의 홈구장인 장충체육관은 연일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비 불안 노출하며 올스타 휴식기 이후 3연패 수렁
 

 지난 시즌 경기당 17.7득점을 기록했던 강소휘는 이번 시즌 평균 10.3점에 그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승승장구하던 GS칼텍스는 3라운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국가대표까지 지낸 주전리베로 나현정의 이탈이 치명적이었다. 나현정은 남지연(기업은행 코치)이 기업은행으로 이적한 2012-2013 시즌부터 GS칼텍스의 붙박이 리베로로 활약했던 선수다. 게다가 1990년생으로 젊은 GS칼텍스의 맏언니이기 때문에 나현정의 갑작스런 이탈은 팀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 GS칼텍스는 3라운드에서 2승3패에 그치며 승점을 5점 밖에 따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 흔들린 GS칼텍스는 4라운드에서 43.11%의 성공률로 133득점(경기당 평균 26.6점)을 퍼부은 외국인 선수 알리의 대활약에 힘입어 4승1패로 부활에 성공했다. 나현정이 끝내 임의탈퇴 처리되며 이번 시즌 복귀가 힘들어졌지만 부족해진 수비력을 막강한 공격으로 메웠다. 1위 흥국생명과 승점 1점 차이로 전반기를 2위로 마친 GS칼텍스의 후반기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닌 챔프전 직행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승점 40점을 챙긴 GS칼텍스는 5라운드 3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승점을 단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최근 3경기에서 기업은행과 도로공사,현대건설을 만나 단 두 세트를 따내는데 그치며 3연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5라운드에서 GS칼텍스가 승점을 챙기지 못하는 사이 4위 도로공사가 5라운드 3경기에서 승점 7점을 획득하면서 이제 GS칼텍스와 도로공사의 승점 차이는 사라졌다.

GS칼텍스는 여전히 공격성공률(38.09%)과 서브(세트당 1.13개) 부문에서 6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강력한 공격력은 여전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서브리시브(36.85%)와 디그(세트당 20.67개)에서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 수비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팀이 잘 나가던 시절에는 큰 장점이었던 이고은 세터와 안혜진 세터의 고른 활용도 연패에 빠진 현재는 '확실한 주전세터가 없는 팀'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GS칼텍스와 함께 서울 장충체육관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남자부의 우리카드 위비는 최근 6경기에서 5승을 따내며 4위 삼성화재 블루팡스에게 11점이나 앞선 넉넉한 3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카드가 '슬로 스타터'로 시즌 중반부터 무서운 질주를 시작한 것과 달리 GS칼텍스는 3라운드 이후 13경기에서 6승 7패에 그치고 있다. 동반 봄 배구 진출을 향한 '장충남매'의 꿈이 GS칼텍스의 부진으로 인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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