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재점화된 美슈퍼볼 하프타임쇼 상체노출 논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 '2019 슈퍼볼'의 하프타임 쇼 무대에 오른 록밴드 '마룬 5' 리드보컬 애덤 르빈(39)이 가슴 노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3일(현지시간) 조지아 주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태디엄에서 열린 제 53회 미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하프타임 쇼에서 르빈은 상의를 차례로 벗는 퍼포먼스로 화제가 됐다.
그는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캇, 애틀랜타 출신 래퍼 빅보이 등과 함께 노래하다 마룬 5 히트곡 '슈가'(Sugar)를 시작하면서 재킷을 벗어 관객들을 향해 던진 데 이어 '무브스 라이크 재거'(Moves Like Jagger)를 부르며 민소매 티셔츠마저 벗고 문신이 가득 새겨진 상체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시청자들은 소셜미디어에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르빈이 입었던 민소매 티셔츠 무늬가 구닥다리 쿠션·커튼 무늬 같다는 반응부터 문신이 그려진 르빈의 상체가 멕시코식 패스트푸드 '치폴레'(Chipotle) 봉투 같다는 반응까지.
이어 "르빈의 상의 탈의에 대한 일반의 반응과 2004년 제 38회 슈퍼볼 하프타임 쇼 도중 벌어진 재닛 잭슨(52) 가슴 노출 사건에 대한 반응이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마이클 잭슨의 동생 잭슨은 당시 저스틴 팀버레이크(38)와 함께 공연하다 오른쪽 가슴을 노출하는 돌발 사고를 일으켜 윤리적·법적으로 큰 질타를 받았다.
한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왜 르빈의 가슴은 재닛과 달리 검열받지 않는거지?"라며 잭슨과 주관 방송사 CBS에 엄격한 처분을 내렸던 미 연방 통신위원회(FCC)와 팬들이 르빈의 상체 노출에 지극히 관대한 사실을 비꼬았다.
"성별에 따라 '이중잣대'가 적용되는 것이 씁쓸하다"는 지적과 함께 "혹독한 비난을 겪은 재닛에게 새삼 연민을 느낀다. 당시 사태는 위선과 성차별, 금욕주의적 강박관념이 만들어 낸 해프닝"이라는 등의 반응도 나왔다.
앞서 마룬 5의 슈퍼볼 하프타임 쇼 공연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 팬들은 "마룬 5가 국민의례 거부 시위에 참여한 선수들에게 징계를 내린 NFL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공연 제안을 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마룬 5는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 오르는 건 우리 밴드의 오랜 꿈이었다"며 기회를 준 NFL 측에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음반제작사 '인터스코프 레코드'(Interscope Records)와 함께 저소득층 청소년 지원 단체 '빅 브라더스 빅 시스터스'(Big Brothers Big Sisters)에 50만 달러(약 5억5천만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명장 빌 벨리첵 감독과 명 쿼터백 톰 브레이디(41)가 이끄는 관록의 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패기의 LA 램스를 13대 3으로 누르고 통산 6번째 슈퍼볼 우승을 안았다.
기대를 모았던 마룬 5 하프타임 쇼는 특별함이 없고, 다소 지루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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