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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오승환과 캐치볼, KT 김재윤의 소원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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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스타와 팬의 만남 같은 장면(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애리조나 투산]
 
KT 위즈 마무리투수 김재윤에게 미국 애리조나는 야구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곳이다. 
 
2009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포수로 입단했을 땐 기쁨을 안겨줬지만, 2012년 방출됐을 때 애리조나는 선인장 가시에 찔린듯한 아픔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KT 선수가 된 2015년 스프링캠프에선 투수로 전향해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2019년 2월 1일, 애리조나는 또 한번 김재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그의 우상이자 롤 모델인 오승환과 함께 훈련하고, 캐치볼을 주고받는 가슴 떨리는 감격이다.
 
김재윤의 감탄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묵직함을 캐치볼에서 느꼈다”
 
 
KT 위즈 스프링캠프 첫날 일정이 진행된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컴플렉스. 이날 KT 캠프엔 반가운 손님, 콜로라도 로키스 투수 오승환이 나타났다. 오승환은 1일부터 10일까지 KT 구단의 양해를 구해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한 뒤, 13일 콜로라도 캠프로 이동해 투수-포수조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태균 수석코치의 소개로 앞에 나선 오승환은 대부분이 후배인 KT 선수단에 정중한 인사를 건넨 뒤, “오랜만에 여러 선수와 함께 훈련하게 돼서 좋다. KT의 좋은 기운을 받아가고 싶다”는 덕담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박수를 보내는 KT 선수들 사이엔 소문난 ‘오승환 팬’ 김재윤도 있었다.
 
김재윤은 오승환을 롤모델로 삼는 전국의 수많은 선수들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다. 김재윤은 처음 투수를 시작할 때부터 오승환 선배 영상을 많이 봤다. 그러면서 더 좋아하게 되고, 따라하게 됐다고 했다. 
 
패스트볼 던지는 법을 처음 배울 때도 오승환의 그립을 흉내냈다. 각종 인터뷰 때마다 오승환에 대한 동경을 감추지 않았던 김재윤이다. 그런 김재윤에게 이번 캠프는 오승환과 한 공간에서 땀을 흘리고 호흡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강철 KT 감독도 “우리 팀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워밍업 때부터 오승환 가까이에서 기회를 엿보던 김재윤에게 마침내 찬스가 왔다. 캐치볼 시간이 되자, 김재윤은 먼저 다가가 오승환의 파트너를 자청했다. 경쟁률이 치열할 만도 했지만, 김재윤의 마음을 아는 다른 선수들은 굳이 어깃장을 놓지 않았다.
 
처음엔 긴장한 탓인지 공이 살짝 옆으로 빗나갔다. 포구한 공을 한번 떨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평정을 되찾아, 물흐르듯 주거니 받거니 원활하게 캐치볼이 진행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는 ‘돌직구’ 오승환과 KBO리그 대표 ‘볼링공’ 김재윤의 공이 오갈때마다 폭죽 터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캐치볼을 마친 김재윤은 오승환과 수줍게 글러브 인사를 나눴다. 소감을 묻자 김재윤은 “제가 만나고 싶었던 분과 캐치볼을 하게 돼서 영광”이라며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확실히 더 좋다.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한 묵직함이 캐치볼을 하는데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오승환에게 김재윤의 팬심이 어느 정도인지 대신 전했다. 오승환은 쑥쓰럽다는 듯이 손을 내저으면서도, 싫지 않은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재윤이와 어제 만났을 때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김재윤은 선배님과 얘기도 많이 하고,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고 있다저더러 ‘공이 좋은데, 좀 더 앞에서 눌러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조언도 해주셨다. 말씀대로 해볼 생각이다. 또 같은 마무리투수니까 멘탈적인 부분도 많이 물어보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김재윤은 롤모델과 함께하는 남은 9일의 시간을 알차게 보낼 생각이다. 김재윤은 “선배님도 계속 훈련을 해야 해서, 중간중간 만날 타이밍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한 뒤 “그래도 기회될 때마다 많이 물어볼 것이다. 기회가 되면 캐치볼도 자주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승환의 조언이 도움이 됐을까. 김재윤은 이어진 불펜피칭에서 낮게 낮게 깔리는 공을 던지면서, 포수 장성우의 입에서 여러번 ‘나이스볼!’ 소리를 이끌어냈다. 리그 정상급 볼링공 패스트볼을 자랑하는 김재윤이 ‘오승환 효과’로 정상급 마무리로 올라선다면, 올 시즌 KT의 상위권 도약도 결코 꿈 같은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이날 김재윤의 오랜 꿈이 이뤄진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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