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맹훈련..앞에서는 설렁설렁, 뒤에서는 독사처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3)은 게으르다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
장난기 넘치는 평소 모습과 선발 등판 사이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 점, 살집이 많아 보이는 겉모습 탓에 '게으른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류현진을 잘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입을 모은다.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투수 코치로 류현진을 가르쳤던 한화 정민철 현 단장 등 주변인들은 "류현진만큼 열심히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가 드물다"고 말한다.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스프링캠프 팀 훈련에서도 이런 모습이 포착됐다.
전날 불펜피칭과 라이브 피칭(타자를 상대하는 투구 훈련)에서 약 8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팀 훈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았다.
그는 운동장에서 스트레칭한 뒤 동료들의 캐치볼 훈련 때 휴식을 취했다.
부상 회복 중인 팀 동료 라이언 보루키를 제외하면 캐치볼 훈련을 소화하지 않은 선수는 류현진뿐이었다.
훈련 구장으로 이동해 진행한 수비 훈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1루 베이스에서 땅볼 처리 훈련하는 동료들의 공을 받아줄 뿐, 직접 수비 훈련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일찌감치 팀 훈련을 마친 뒤 클럽하우스로 들어갔다.
그러나 류현진의 훈련은 이렇게 끝나지 않았다.
잠시 뒤 류현진은 땀을 뻘뻘 흘린 채 밖으로 나왔다. 양손엔 무거운 케틀벨(Kettlebell·주전자처럼 생긴 아령)을 들고 있었다.
김병곤 트레이닝 코치는 류현진의 등을 받히며 그의 근력 운동을 도왔다.
류현진의 셔츠는 땀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이날 팀 훈련이 끝난 뒤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수 시간 동안 근력 훈련에 전념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철두철미하게 몸 관리를 하고 있다. 그는 훈련 후엔 항상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에 번갈아 들어가며 순환을 유도한다.
전문가들은 류현진의 실력과 성적엔 이런 노력이 수반돼 있다고 밝혔다.
김병곤 코치는 최근 "류현진은 정말 열심히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의 몸 상태를 보고 토론토 선수들이 매우 놀라워했다. 현재 몸 상태는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MBC 김선우 해설위원은 "현재 류현진의 몸은 KBO리그에 있을 때보다 훨씬 좋다"며 "보통 선수들은 어깨 뒤 근육만 단련시키는데, 류현진은 앞뒤가 다 좋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한 배경에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흘린 엄청난 땀과 노력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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