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의 전진 패스, 카타르 아닌 한국에 꽂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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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의 전진 패스, 카타르 아닌 한국에 꽂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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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의 ‘배짱’은 양날의 검과 같다. 그의 과감한 전진 패스는 잘 풀리면 좋은 득점 기회로 연결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공격권이 넘어가 상대에게 위협적인 역습 기회를 내주기도 한다. 황인범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필리핀전(1대 0승) 기성용이 후반 9분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이후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황인범 스스로 롤 모델로 꼽고 있는 선배이자 대표팀 내에서의 포지션도 같아 ‘리틀 기성용’이라 불렸지만 별명과 달리 둘이 선호하는 경기 리듬은 다르다. 기성용이 안정감을 바탕으로 한 수비적인 밸런스에 좀 더 집중한다면 황인범은 공격과 전진이다. 기성용은 후방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천천히 기회를 엿본다. 빠른 템포 속에서도 경기장을 넓게 보며 공간을 찾아내면 측면에 넓게 벌려 있는 선수에게까지 정확하게 공을 전달한다. 반면 황인범은 본인 스스로 “만들어주는 걸 좋아한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후방에서의 정적인 움직임보단 침투하는 공격수를 향한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노린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7일 중국전과 22일 바레인전에서 황인범의 움직임은 극과 극이었다. 중국전에선 하프라인과 왼쪽 측면을 오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황인범이 상대 미드필더진과의 허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성공하며 후방에 있는 황의조와 손흥민에게 좀 더 공간이 날 수 있었다. 경기 종료 10분가량을 앞두고 주세종이 들어오자 좀 더 3선으로 전진해 자신이 즐기는 전진 패스의 기회를 과감히 엿봤다. 때론 문전으로 직접 침투하기도 했다. 이날 황인범이 보여준 왼쪽으로 처진 삼각형 모양의 공격적 움직임은 그의 공격적 재능이 여실히 드러나는 단적인 예였다. 바레인전에선 그의 무리한 공격 전개와 공을 소유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오히려 독이 됐다. 중국전과 달리 바레인 미드필더진은 지역 방어체제를 확실하게 유지하며 황인범에게 쉽게 끌려 나오지 않았다. 자신들이 공을 소유했을 때는 후방에서 침착하게 풀어나갔고, 공격권을 내줬을 땐 서로 간의 라인 간격을 촘촘히 유지하며 빠르게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황인범의 무리한 전진 패스 놓치지 않고 곧바로 낚아챘다. 이날 황인범의 패스 성공률은 80%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황인범이 지난 22일(현지시간) 2019 AFC 아시안컵 16강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황인범의 패스 미스는 위험한 역습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날 바레인전에서 보인 한국의 패스 횟수(515회)는 기성용이 나섰던 필리핀전(782회)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황인범의 잔 실수가 가져다주는 수비적인 리스크는 곧바로 뒤에 있는 정우영이 감당해야 한다. 이는 연쇄적으로 김영권, 김민재가 지키는 수비진용의 불안정성까지 이어진다. 황인범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바레인과의 경기가 끝난 후 “패스 성공률이 좋지 않았다. 무리한 시도를 많이 했다. 팀을 위한 운영을 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다음 마주한 팀은 카타르. 이번 대회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절대 녹록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상대 골망에 12골을 퍼붓는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수비력이 인상적이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빠른 측면 역습에 특화된 팀으로, 단독 득점선두(7골)을 달리고 있는 알모에즈 알리는 단연 경계대상 1호다. 황인범의 전진 패스가 카타르를 무너뜨리는 열쇠가 될지, 오히려 자신을 죽이는 독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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