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겸업보다 더 큰 고민, 2019 강백호의 타순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마운드 위보다 중요한 것은 타순?
‘신인왕’ 강백호(20·KT 위즈)의 데뷔 첫 해는 ‘역사’였다. 29홈런을 때려내며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강백호였지만 2018시즌 종료 후 현재까지 그와 관련된 최대 화두는 투타 겸업이다. 실제로 이강철 감독의 계획에 따르면, 강백호는 스프링캠프 초반 불펜피칭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현장과 프런트는 투타 겸업 여부보다 2019년 강백호의 타순에 더 큰 고민을 쏟고 있다. 강백호는 지난해 138경기-585타석에 들어서며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이 중 1번타순에 들어선 것이 385타석으로 전체 65.8%에 달한다. 팀내에서 가장 많이 리드오프 역할을 맡은 것도 당연했다. 강백호 다음으로 심우준(88타석), 오태곤(66타석), 정현, 황재균(이상 33타석)이 1번타순에 들어섰지만 차이는 컸다. 사실상 ‘고정 리드오프’였던 셈이다.
아마추어 때까지 1번타순과 인연이 없었지만, 김진욱 전 감독의 ‘밀어주기’가 작용한 결과다. 김 감독은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 아직 프로 투수들이 낯선 (강)백호는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강백호 역시 “투수들 몸이 덜 풀렸을 때 상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있다”고 밝혔다.
강백호가 2019년에도 1번타순에 들어설 가능성은 낮다. 이강철 신임감독은 “디테일한 야구를 하고 싶다. 상황별로 작전을 많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리드오프에는 어느 정도 출루율이 담보되면서 과감히 뛰어줄 선수가 적격이다. 올 시즌 목표로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을 내걸며 체중 감량에 나선 황재균이 강력한 후보다.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이 경우 강백호는 중심타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투수들의 견제 극복이다. 이숭용 단장은 “지난해 타격코치로 지켜본 백호는 천재였다. 코치가 아무리 알려줘도 그걸 몸으로 받아들이는 선수는 많지 않다”며 “올해는 몇 단계 더 견제가 들어올 것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투구 패턴 극복이 가장 큰 과제”라고 꼽았다. 지난해 홈런 2위에 오르며 굳건한 4번타자 역할을 해준 멜 로하스 주니어의 앞에 배치된다면 시너지는 몇 배다. 이강철 감독이 “강백호 뒤에 강한 타자를 배치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투타 겸업이 화두에 올랐지만 그의 장점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타순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하다. KT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강백호의 타순을 두고 복잡한 고민 중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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