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판도 뒤흔들 'AD 드라마' 개봉박두
빠르면 올해 2월, 늦어도 다음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순위 경쟁의 판도를 뒤흔들 초대형 트레이드가 발생할 전망이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간판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26 · 208cm)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ESP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스포츠 전문 매체들은 28일(현지시간) 데이비스가 뉴올리언스 구단에 자신은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고 우승을 다툴 수 있는 구단으로 이적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풀 네임의 앞글자를 따 'AD'로 불리는 데이비스는 현역 최고의 빅맨으로 평가받는 선수다. 그가 어느 팀 유니폼을 입느냐에 따라 우승 경쟁 구도에는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데이비스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뉴올리언스와 계약 기간 5년, 연봉 총액 2억4천만 달러(약 2685억원) 조건에 연장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연장 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2020년 여름에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일반적으로 FA 자격 취득을 앞둔 정상급 선수가 2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트레이드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은 마감시한을 앞두고 전력을 보강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올시즌 트레이드 마감시한은 2월8일(한국시간)이다.
이때가 해당 선수의 가치가 가장 높을 때다. 원 소속구단은 가장 좋은 조건으로 트레이드 할 수 있는 시기다.
다만 트레이드 파트너가 되는 구단은 해당 선수가 그해 여름 FA가 됐을 때 재계약을 맺지 않고 팀을 떠나는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서로 장기 계약을 염두에 두는 상황에서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데이비스는 FA 자격을 얻기까지 아직 1년이 더 남았다. 게다가 실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근래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등장한 '매물'의 가치가 이 정도로 높은 적은 없었다.
ESPN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하기 전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이적 가능성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 뉴올리언스가 당장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우승권 전력을 만들기가 어려운만큼 당장 협상 테이블을 차릴 것이 유력하다.
ESPN은 "대다수의 NBA 구단들이 데이비스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이리 어빙을 보유한 보스턴 셀틱스와 르브론 제임스가 버티는 LA 레이커스 등이 데이비스 영입전에 뛰어들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데이비스와 제임스는 같은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
다만 뉴올리언스가 올시즌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넘겨 시즌이 끝난 뒤 협상 테이블을 차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유력한 트레이드 파트너 중 한 팀인 보스턴은 당장 협상 테이블에 앉기가 어렵다. 데이비스와 어빙은 각자의 계약 구조와 리그 규정상 올시즌 한 팀에서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보스턴은 다수의 유망주와 신인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어 뉴올리언스에 가장 매력적인 협상 카드를 제안할 수 있는 구단으로 평가받는다.
(신인 계약이 끝나는 선수가 데뷔 첫 4시즌동안 MVP, 올해의 수비수, 올스타 2회 선정 등과 같은 특정 조건을 충족할 때 연장 계약시 샐러리캡의 최대 25%가 아닌 30%를 받는 더 좋은 조건의 최대치 계약이 가능하다. 이를 데릭 로즈 룰이라고도 부른다. 미국 매체 '보스턴 글로브'는 "데이비스와 어빙 모두 로즈 룰이 적용된 계약을 했고 로즈 룰 계약자를 보유한 구단은 트레이드를 통해 또 한명의 로즈 룰 계약자를 데려올 수 없다"고 전했다. 보스턴은 어빙이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올해 7월부터 데이비스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다)
따라서 나머지 구단들은 보스턴이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없는 올시즌 마감시한 때 적극적으로 달려들 가능성이 높다. 수많은 신인 지명권과 핵심 유망주 등을 내주고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지만 데이비스는 당장 팀 전력을 몇 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스타이기 때문에 여러 구단이 트레이드 카드를 제시할 것이다.
뉴올리언스는 느긋하다. 협상 시기를 올해 여름으로 늦춰도 데이비스의 계약은 한 시즌 더 남아있기 때문에 트레이드 가치가 여전히 높다. 데이비스에게는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다.
◇ 앤서니 데이비스는 누구?
2012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농구 1부리그에서 1학년 신분으로 켄터키 대학을 68강 토너먼트 우승으로 이끌었던 데이비스는 그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뉴올리언스 유니폼을 입었다.
NBA에 데뷔하기도 전인 2012년 여름에는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서니, 케빈 듀란트 등 정상급 스타들과 함께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에 나란히 선발돼 런던올림픽 우승에 기여했다.
데이비스는 프로 2년차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NBA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ALL-NBA 팀과 디펜시브 팀에 각각 세 차례 선정됐다. 신인 시즌 이후 매시즌 꾸준히 평균 20점 이상, 10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데이비스의 기량은 올시즌 절정에 올랐다. 최근 손가락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41경기에서 평균 29.3점, 13.3리바운드, 4.4리바운드, 2.6블록슛을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모두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데이비스는 압도적인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득점력과 수비력을 두루 갖춘 빅맨이다. 공수 전환 속도가 빠르고 3점슛도 던질 수 있어 최근 트렌드에도 잘 부합하는 선수다.
하지만 뉴올리언스는 지난 수년동안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우승권 전력을 구축하는데 실패했다. 데이비스는 지난 6시즌동안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데 그쳤다. 이 기간 펠리컨스의 최고 성적은 지난 시즌 기록한 48승34패다.
올시즌에는 22승28패를 기록해 서부컨퍼런스 13위에 머물러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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