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 최고수 붙으니…1홀에 최소 1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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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6 20:25
프로와 아마 최고수 붙으니…1홀에 최소 1타 차
기사입력 2019.01.26 오전 06:02 최종수정 2019.01.26 오전 06:02 기사원문
사진=게티이미지뱅크[골프 오딧세이-14] 친구 중에 구력 20년의 열혈 골프마니아가 있다. 얼마나 골프를 좋아하는지 뼛속까지 골프DNA가 녹아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당연히 친구 중에 최고수급이다.
자영업자라 몇 년간은 일주일에 5번씩 라운드를 하며 골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무조건 골프만 하는 게 아니라 연습장에도 빠지지 않고 틈만 나면 이론 공부도 하는 실력자다. 싱글은 기본이고 언더 파 기록도 수시로 한다.
언젠가 골프얘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심정을 토로했다. 솔직히 골프가 좋긴 한데 스트레스도 너무 받는다고 했다. 싱글 성적을 유지하고 장타도 계속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는 것. 내색은 안 하지만 라운드 도중 샷이 마음에 안 들거나 성적이 시원찮으면 집에 와서도 속앓이를 한다고 고백했다.
프로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있느냐며 이제 좀 즐기면서 하자는 말을 주고받았다. 과연 프로선수와 아마추어 골퍼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아마추어 가운데 프로골퍼 돈도 따먹는다는 실력자도 있고 프로급 클럽챔피언도 있다.
결론적으로 아무리 아마추어 최고수라도 프로에게는 족탈불급이다. 비교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 최소 1홀에 1타는 차이가 난다.
기록이 있다. 몇 년 전 경기도 포천의 몽베르CC에서 열린 몽베르오픈에 당대 아마추어 최고수 3명이 출전했다. 한 명은 미드아마추어선수권을 3연패한 최고수. 몽베르CC 클럽챔피언을 지낸 또 다른 사람은 챔피언티에서 8언더파까지 기록한 고수 중의 고수였다. 다른 한 명도 당시 프로들과 붙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강자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출전선수 139명 가운데 나란히 136~138위였다. 꼴찌는 또 다른 아마추어가 차지했다. 이틀 동안 세 선수는 각각 166타(85, 81), 169타(86, 83), 173타(87, 86)로 평균 80대 중반 스코어를 기록했다. 당시 컷을 간신히 통과한 프로선수의 스코어와 비교할 때 18타 정도 차이가 났다.
평소 버디를 밥 먹듯이 하고 이글도 수시로 기록하던 사람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버디를 하나도 못 잡은 선수도 있었고 합해서 고작 버디 3개를 잡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예전에 챔피언티에서 8언더파를 기록했던 사람은 이날 무려 20타를 더 친 80대 중반에 그쳤다.
"아무래도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죠. 철저하게 정해진 룰을 따라야 하고 갤러리에 둘러싸여 경기하는 상황에 익숙지 못한 것도 요인이죠."
당시 이처럼 차이가 나는 원인을 프로골퍼 최상호 선수에게 물어보았다. 무엇보다 실력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 생존의 수단으로 골프를 하는 프로선수와 아무리 골프에 빠졌다 하더라도 아마추어와의 간격은 메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라운드가 끝나면 매일 샷을 분석하고 전문코치에게 과학적으로 지도를 받는 프로선수들과 비교할 수가 없죠. 연습량뿐만 아니라 정신무장부터 달라요. 프로들은 라운드 당일에도 3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퍼팅연습도 빠지지 않고 경기 도중 몰입도가 달라요."
강춘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부회장의 말이다. 강 부회장은 아마추어 골퍼들로부터 연습량에 비해 실력이 늘지 않고 스윙자세도 프로처럼 아름답지 못해 속상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한다. 프로선수도 완벽할 수 없으니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일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후배는 프로선수 경험을 지닌 친척의 도움으로 3년간 제대로 골프를 배웠다. 귀국 후 종종 라운드를 했는데 스윙도 일품이었고 티샷도 족히 250야드를 넘기는 장타였다. 이 후배가 충청도에서 열린 3부 투어 격인 '프런티어 투어'에 출전한 경험을 들려줬다.
한마디로 경기 도중 너무나 창피해 포기하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고 한다. 겨우 경기를 종료한 후 재빨리 백을 챙겨 도망치듯 골프장을 빠져나왔다는 것. 나름 자신이 있어 출전했는데 엄청난 벽을 실감하고 자신의 한계를 알았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일단 티샷할 때부터 스윙 스피드와 임팩트에 압도당했다. 거리도 최소 30야드는 차이가 났다. 참가자들은 주로 미래 프로골퍼를 꿈꾸는 10대를 포함한 주니어가 많았는데 파워가 넘쳤고 정확도도 일품이었다. 이들은 대회 성적이 좋아야 2부 투어와 공식 프로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는 그야말로 절박한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냥 자기 기량을 알아보려고 호기심에 출전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티샷 거리가 가장 짧아 항상 먼저 세컨드 샷을 날려야 했다. 문제는 그린에서였다. 다른 선수는 대부분 투온인 반면 후배는 3~4번에 한 번꼴로 투온에 성공했다. 다른 선수가 그린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혼자서 칩샷을 하고 투온을 해도 핀까지 거리가 멀어 항상 퍼팅을 먼저 해야 했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이상한 사람이 왔다'며 동반자들이 자신을 우습게 보지나 않을까 자책감마저 들었어요. 홀이 거듭될수록 캐디에게도 미안해 짧은 퍼팅이 번번이 빗나갔어요. 심지어 저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경기에 지장받지 않을까 걱정마저 들었죠."
경기에 임하는 정신력과 자세, 일관된 리듬과 루틴은 아마추어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 후배는 프로선수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으며 어디 가서도 실력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골퍼가 됐다고 한다.
몇 년 전 프로선수 김하늘, 레이크사이드 사장과 함께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그 사장은 레이크사이드 남인코스 2번 파5홀에서 티샷한 공이 연못을 넘어갈 정도(270야드)로 장타자였다. 아마 고수급 실력이었다.
김 선수보다 보통 20야드 이상 티샷을 날렸다. 하지만 핀에 가까워질수록 김 선수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김 선수는 홀까지 거리는 많이 남았지만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항상 핀에서 2m 내외로 공을 붙였다. 그 사장과 나는 투온을 시키더라도 간혹 핀 근처에 공을 붙였고 대부분 먼 거리, 소위 '제주도 온'이었다.
퍼팅도 김 선수는 1m 내외면 70% 정도는 성공이었지만 우리의 성공률은 절반 이하였다. 소나기가 와서 중간에 라운드를 멈췄지만 프로선수의 진면목을 실감했다.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예요. 바로 생업이죠. 아마추어도 일정한 목표로 실력을 늘려가는 것은 괜찮지만 골프를 정복하겠다는 마음은 곤란해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즐기세요. 저희도 골프정복 못 합니다(웃음)." 라운드 후 김 선수가 한 말이다.
지금은 덜하지만 골프를 하고 집에 오면 나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적이 있다. 원하는 만큼 스코어가 나오지 않거나 내기에서 어이없이 많이 잃었을 때, 매너에 문제 있는 동반자를 만났을 때, 내가 골프를 가르친 친구가 실력이 나아져 나를 가르칠 때 등등.
그때마다 지켜보던 집사람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왜 골프를 하느냐고 묻곤 했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좀 더 여유를 갖고 골프에 임한다. 좋은 성적을 내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무엇보다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하루를 평온하고 즐겁게 보내는 게 더 좋다.
자영업자라 몇 년간은 일주일에 5번씩 라운드를 하며 골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무조건 골프만 하는 게 아니라 연습장에도 빠지지 않고 틈만 나면 이론 공부도 하는 실력자다. 싱글은 기본이고 언더 파 기록도 수시로 한다.
언젠가 골프얘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심정을 토로했다. 솔직히 골프가 좋긴 한데 스트레스도 너무 받는다고 했다. 싱글 성적을 유지하고 장타도 계속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는 것. 내색은 안 하지만 라운드 도중 샷이 마음에 안 들거나 성적이 시원찮으면 집에 와서도 속앓이를 한다고 고백했다.
프로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있느냐며 이제 좀 즐기면서 하자는 말을 주고받았다. 과연 프로선수와 아마추어 골퍼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아마추어 가운데 프로골퍼 돈도 따먹는다는 실력자도 있고 프로급 클럽챔피언도 있다.
결론적으로 아무리 아마추어 최고수라도 프로에게는 족탈불급이다. 비교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 최소 1홀에 1타는 차이가 난다.
기록이 있다. 몇 년 전 경기도 포천의 몽베르CC에서 열린 몽베르오픈에 당대 아마추어 최고수 3명이 출전했다. 한 명은 미드아마추어선수권을 3연패한 최고수. 몽베르CC 클럽챔피언을 지낸 또 다른 사람은 챔피언티에서 8언더파까지 기록한 고수 중의 고수였다. 다른 한 명도 당시 프로들과 붙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강자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출전선수 139명 가운데 나란히 136~138위였다. 꼴찌는 또 다른 아마추어가 차지했다. 이틀 동안 세 선수는 각각 166타(85, 81), 169타(86, 83), 173타(87, 86)로 평균 80대 중반 스코어를 기록했다. 당시 컷을 간신히 통과한 프로선수의 스코어와 비교할 때 18타 정도 차이가 났다.
평소 버디를 밥 먹듯이 하고 이글도 수시로 기록하던 사람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버디를 하나도 못 잡은 선수도 있었고 합해서 고작 버디 3개를 잡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예전에 챔피언티에서 8언더파를 기록했던 사람은 이날 무려 20타를 더 친 80대 중반에 그쳤다.
"아무래도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죠. 철저하게 정해진 룰을 따라야 하고 갤러리에 둘러싸여 경기하는 상황에 익숙지 못한 것도 요인이죠."
당시 이처럼 차이가 나는 원인을 프로골퍼 최상호 선수에게 물어보았다. 무엇보다 실력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 생존의 수단으로 골프를 하는 프로선수와 아무리 골프에 빠졌다 하더라도 아마추어와의 간격은 메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라운드가 끝나면 매일 샷을 분석하고 전문코치에게 과학적으로 지도를 받는 프로선수들과 비교할 수가 없죠. 연습량뿐만 아니라 정신무장부터 달라요. 프로들은 라운드 당일에도 3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퍼팅연습도 빠지지 않고 경기 도중 몰입도가 달라요."
강춘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부회장의 말이다. 강 부회장은 아마추어 골퍼들로부터 연습량에 비해 실력이 늘지 않고 스윙자세도 프로처럼 아름답지 못해 속상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한다. 프로선수도 완벽할 수 없으니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일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후배는 프로선수 경험을 지닌 친척의 도움으로 3년간 제대로 골프를 배웠다. 귀국 후 종종 라운드를 했는데 스윙도 일품이었고 티샷도 족히 250야드를 넘기는 장타였다. 이 후배가 충청도에서 열린 3부 투어 격인 '프런티어 투어'에 출전한 경험을 들려줬다.
한마디로 경기 도중 너무나 창피해 포기하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고 한다. 겨우 경기를 종료한 후 재빨리 백을 챙겨 도망치듯 골프장을 빠져나왔다는 것. 나름 자신이 있어 출전했는데 엄청난 벽을 실감하고 자신의 한계를 알았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일단 티샷할 때부터 스윙 스피드와 임팩트에 압도당했다. 거리도 최소 30야드는 차이가 났다. 참가자들은 주로 미래 프로골퍼를 꿈꾸는 10대를 포함한 주니어가 많았는데 파워가 넘쳤고 정확도도 일품이었다. 이들은 대회 성적이 좋아야 2부 투어와 공식 프로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는 그야말로 절박한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냥 자기 기량을 알아보려고 호기심에 출전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티샷 거리가 가장 짧아 항상 먼저 세컨드 샷을 날려야 했다. 문제는 그린에서였다. 다른 선수는 대부분 투온인 반면 후배는 3~4번에 한 번꼴로 투온에 성공했다. 다른 선수가 그린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혼자서 칩샷을 하고 투온을 해도 핀까지 거리가 멀어 항상 퍼팅을 먼저 해야 했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이상한 사람이 왔다'며 동반자들이 자신을 우습게 보지나 않을까 자책감마저 들었어요. 홀이 거듭될수록 캐디에게도 미안해 짧은 퍼팅이 번번이 빗나갔어요. 심지어 저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경기에 지장받지 않을까 걱정마저 들었죠."
경기에 임하는 정신력과 자세, 일관된 리듬과 루틴은 아마추어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 후배는 프로선수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으며 어디 가서도 실력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골퍼가 됐다고 한다.
몇 년 전 프로선수 김하늘, 레이크사이드 사장과 함께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그 사장은 레이크사이드 남인코스 2번 파5홀에서 티샷한 공이 연못을 넘어갈 정도(270야드)로 장타자였다. 아마 고수급 실력이었다.
김 선수보다 보통 20야드 이상 티샷을 날렸다. 하지만 핀에 가까워질수록 김 선수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김 선수는 홀까지 거리는 많이 남았지만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항상 핀에서 2m 내외로 공을 붙였다. 그 사장과 나는 투온을 시키더라도 간혹 핀 근처에 공을 붙였고 대부분 먼 거리, 소위 '제주도 온'이었다.
퍼팅도 김 선수는 1m 내외면 70% 정도는 성공이었지만 우리의 성공률은 절반 이하였다. 소나기가 와서 중간에 라운드를 멈췄지만 프로선수의 진면목을 실감했다.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예요. 바로 생업이죠. 아마추어도 일정한 목표로 실력을 늘려가는 것은 괜찮지만 골프를 정복하겠다는 마음은 곤란해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즐기세요. 저희도 골프정복 못 합니다(웃음)." 라운드 후 김 선수가 한 말이다.
지금은 덜하지만 골프를 하고 집에 오면 나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적이 있다. 원하는 만큼 스코어가 나오지 않거나 내기에서 어이없이 많이 잃었을 때, 매너에 문제 있는 동반자를 만났을 때, 내가 골프를 가르친 친구가 실력이 나아져 나를 가르칠 때 등등.
그때마다 지켜보던 집사람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왜 골프를 하느냐고 묻곤 했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좀 더 여유를 갖고 골프에 임한다. 좋은 성적을 내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무엇보다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하루를 평온하고 즐겁게 보내는 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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