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살아있다' 배유나, 도로공사 지탱한 베테랑의 힘
[최원영 기자] 여자프로배구 국가대표 센터 배유나(30·한국도로공사)가 베테랑의 힘을 발휘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배유나는 지난해 4월 무릎 주변의 뼛조각과 근육을 정리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에 매진했으나 컨디션이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배유나가 시즌 개막 후에도 코트를 밟지 못 하자 후배 정선아(21)가 그를 대신해 중앙 한 자리를 지켰다. 배유나는 팀의 네 번째 경기가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더딘 출발에도 배유나는 굴하지 않았다. 꾸준히 출전하며 3라운드부터 서서히 제 컨디션을 되찾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디펜딩챔피언이었던 소속 팀 도로공사가 4위로 뒤처져 있었기에 책임감은 더욱 막중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4라운드에 들어서도 반등하지 못 했다. 특히 지난 2일 최하위 현대건설에게 1-3으로 패하며 덜미를 잡혀 선수단의 충격은 커졌다. 도로공사는 9일 흥국생명을 3-2로 힘겹게 꺾고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리고 12일, 4라운드 마지막 상대로 GS칼텍스를 만났다.
이날 양 날개인 파튜와 박정아가 주춤했다. 파튜는 18득점(공격 성공률 32.65%), 박정아는 15득점(공격 성공률 25.42%)을 기록했으나 공격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에 배유나가 팔을 걷어붙였다. 배유나는 블로킹 2개, 서브 2개 포함 21득점(공격 성공률 53.12%)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선보였다. 이는 올 시즌 본인의 최다 득점이기도 했다. 배유나를 비롯해 세터 이효희(39), 센터 정대영(38) 등 베테랑들이 힘을 합쳤다. 노련미 넘치는 경기 운영을 앞세워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2로 물리쳤다.
배유나는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효희 언니가 좋은 공을 많이 올려줬다. 덕분에 득점을 잘할 수 있었다. 우리 팀 센터들은 빠른 공을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효희 언니와 정말 잘 맞는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블로킹이나 이단 연결을 할 때 몸이 잘 안 따라줬는데 대영 언니가 옆에서 열심히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드디어 부활포를 터트린 배유나. 도로공사가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배유나의 연륜 있는 플레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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