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돌풍의 두 뿌리, 회춘송이와 갓우프
여자배구 5연승 질주 이끌어
디우프 764득점 압도적 1위, 다른 외국선수보다 200여점 많아
"워메 힘든거" 한국말로 능청도
한송이는 센터로 포지션 바꿔 이동공격 1위로 '제2 전성기'
올 시즌 KGC인삼공사는 6년근 농축액처럼 끈적끈적한 배구를 한다.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며 감독이 중도 사임하는 내홍을 겪었지만, 지더라도 5세트까지 가서 승점 하나라도 더 보태는 근성으로 반전을 만들었다. 최근엔 리그 선두 현대건설까지 꺾고 5연승을 질주해 흥국생명(3위)에 바짝 따라붙었다. 외국인 공격수 발렌티나 디우프(27)와 센터 한송이(36)는 인삼공사의 뒷심을 지탱하는 양대 뿌리다.
◇이탈리아산 복덩이 디우프
지난 17일 대전에서 만난 디우프에게 어깨 괜찮냐고 묻자 웃음 섞인 한국어 대답이 돌아왔다. "워메, 힘든거."
매 경기 100번 이상 공을 때리는 디우프에게 늘 미안하다는 세터 염혜선이 알려준 남도 사투리다. 올 시즌 트라이아웃 1순위로 뽑힌 그는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명성을 입증했다. 득점은 다른 외인보다 200여점이 더 많은 압도적 1위(764점). 한 경기 최다 47득점까지 했다. 올해로 18번째 시즌을 치르는 한송이는 "지금까지 이런 외국인은 없었다"고 디우프를 극찬했다. "높이에 기교까지 갖췄어요. 높은 타점(키 202㎝)에 상대 블로킹을 끝까지 보면서 공격 방향을 틀어 때리는 센스가 대단해요. 성격도 좋아 선수들은 '인복이'(인삼공사 복덩이)라고 불러요. 너무 고마워서 지난 주말엔 제가 밥을 샀어요."(한송이)
한송이(왼쪽)와 발렌티나 디우프는 코트 밖에서도 자매처럼 지낸다. 매일 눈썹 그리는 일이 중요한 일과라는 디우프에게 한송이가 한국의 ‘눈썹 문신’을 추천했다. 키 2m 넘는 디우프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 “눈썹을 문신한다고? 이미 내 몸에 문신 여러 개가 있지만 그건 너무 무서워!” /신현종 기자
디우프는 "한국 리그는 외국인의 공격 부담이 크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고, 알면서도 계약했다"며 "책임감을 즐기는 성격이다. 팀이 이긴다면야 공을 몇 번 때리든 상관없다"고 웃었다. 4년 전까지 이탈리아 대표팀 주전 공격수였고, 세계 정상급인 이탈리아와 브라질 리그에서 활약했다. 한국엔 왜 왔을까. 그는 "배구를 통해 폭넓은 인생을 경험하고 싶다. 남미에서 뛰고 나니 아시아가 궁금해졌다"고 답했다. 어디서든 배울 게 많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국 배구는 수비가 탄탄해서 공격마다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해요. 저도 수비를 신경 쓰다 보니 요즘 '디그우프'로 불릴 정도로 실력이 늘었죠. '언니 동생' 사이로 지내는 따뜻한 동료 문화도 좋아요. 저는 채식을 하지만 홍삼을 열심히 먹어서 체력 걱정도 없어요."
◇한송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한송이는 디우프가 가장 신뢰하는 동료다. "그녀는 코트에서 항상 침착해요. 경기 고비마다 베테랑답게 풍부한 경험으로 후배들을 다독여주죠. 자기관리 능력도 대단해요. 서른여섯에 저런 몸매라는 게 믿기나요? 이탈리아에선 스물다섯으로 볼걸요!"(디우프)
국가대표 레프트였다가 포지션을 바꿔 올 시즌 주전 센터로 활약하는 한송이는 전성기가 다시 찾아왔다. 블로킹 5위, 이동공격 1위인 리그 정상급 센터로 발돋움해 지난달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에 다시 만난 태극마크였다.
한송이는 "상대 팀이 키 큰 디우프를 피해서 공격하려니까 내게 블로킹 기회가 많이 왔다"고 고마움을 돌리면서도 "지난해는 팀이 19연패에 빠져 은퇴까지 생각했다. 배구 인생을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절박함에 머리도 짧게 자르고 절치부심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배구 인생의 5세트를 맞이했다는 그는 "요즘은 5세트도 듀스 접전에 25점까지 가더라.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고, 개인 통산 기록도 더 쌓고 싶다. 특히 8년 전 런던에서 올림픽 메달을 못 딴 한을 도쿄에서 꼭 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인삼공사는 20일 인천에서 흥국생명과 맞붙는다. 3위까지 주어지는 여자부 봄 배구 티켓의 향방을 가를 경기다. 둘은 "잃을 게 없어서 자신감이 넘친다"고 입을 모았다. 한송이는 "작년에 꼴찌 해서 팬들이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요즘 연승을 거듭하니까 분위기가 최고조"라며 "6라운드엔 홈경기가 많은 것도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눈을 빛냈다. 디우프가 거들었다. "우승을 목표로 한국에 왔어요. 모든 공격을 제가 다 책임져서라도 우리가 이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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