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시즌 동안 KBO리그가 타고투저 양상을 보이면서 ‘이닝이터’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완투형’ 투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2시즌만으로도 극명한 변화가 보인다. 2018시즌에는 완투 달성 선수가 12명이었는데 전년도에 비하면 7명이나 줄어들었다. 완봉에 성공한 선수도 줄었다. 2017년에는 8명의 선수가 완봉을 경험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헨리 소사, 타일러 윌슨(이상 LG), 제이크 브리검(넥센), 고영표(KT) 등 4명만이 완봉을 달성했다. 이 중 고영표는 행운의 강우콜드 6이닝 완봉 기록을 달성한 것이었다.

2016년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던 두산 마이클 보우덴.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퀄리티스타트(QS) 숫자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18시즌 가장 많은 QS를 기록한 선수는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린드블럼은 21차례 QS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했다. 2015시즌부터 QS 1위 기록을 살펴봤을 때 가장 적은 수치다. 또한 지난 시즌에는 2014시즌 이후 4년 만에 200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 안에서 토종 투수들의 이름 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완투 감소로 ‘노히트노런’ 기록은 최근 2년 아예 중단된 상태. 2016년 마이클 보우덴(두산)이 6월 30일 잠실 NC전에서 기록한 이후 계보를 잇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더스틴 니퍼트(KT)가 9월 11일 문학 SK전에서 7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그 이상 달리지는 못했다.

타자들이 강해지면서 선발 투수가 무너지며 불펜이 조기에 가동되는 일도 잦아졌다. 팀당 144경기라는 긴 레이스를 소화하는데 체력적 부담도 한몫했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투수들이 체격이나 근력적인 면에서는 더 좋아졌을지 몰라도 유연성이나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양현종, 김광현 같은 선수 외에는 완투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고 냉정히 현실을 짚어냈다.

타고투저의 현상에 맞게 투수 관리 방식도 달라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주관적 기준으로 평가했던 과거의 방식을 바꾸는게 필요하다. 데이터를 상대를 분석하는데 그칠 게 아니라 소속팀 투수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는게 중요하다. 현장에서 자료를 바탕으로 관리하고 기용해야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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