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떠난 두산, 박세혁 주전 시대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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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떠난 두산, 박세혁 주전 시대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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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주전포수로 활약이 기대되는 두산 박세혁
ⓒ 두산 베어스


 
10개 구단으로 운영되는 KBO리그에 입단 후 1군 주전 선수로 활약하는 것은 보기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뛸 수 있는 포지션이 한정되어 있는데다 매년 새로 입단하는 선수들까지 모두 궁극적으로는 주전 자리를 노리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뛰어나야 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의 백업으로 활약한 두산 박세혁의 경우 어지간한 팀 주전급 포수는 가능하다는 평을 받았지만 팀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경우다. 201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두산에 지명을 받고 입단한 박세혁은 입단 당시부터 높은 벽에 부딪혀야 했다.

2012년 당시 두산 포수진에는 주전과 백업에 모두 뛰어난 포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2010년 20홈런을 때려내며 신인왕에 올랐던 양의지가 더 완숙한 모습을 보이며 리그 정상급 포수로 도약한 상태였다. 경찰청에서 전역한 최재훈도 백업 포수로 수비에서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며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둘 모두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친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었기에 공백을 기대할 수도 없었다. 이제 막 프로에 발을 내딘 박세혁의 입장에서는 막막한 상황이었다. 주전은 커녕 백업으로도 1군에 얼굴을 내밀 기회를 잡기 힘든 환경이었다. 하지만 박세혁은 절망하지 않았고 스스로를 단련했다. 군복무를 위해 입대한 상무에서 자신의 장점을 특화시켰다.

프로 입단 전인 고려대 시절부터 박세혁이 주목을 받은 것은 포수 수비보다 장타력을 갖춘 타격 능력때문이었다. 상무에서 그 능력이 만개했다. 2015시즌에 퓨쳐스리그에서 0.350의 타율과 1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퓨쳐스리그를 폭격했다.

원 소속팀인 두산에서도 그를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기존 주전 포수인 양의지와 다르게 좌타자라는 점과 수비에 특화된 백업포수인 최재훈과 달리 타격 능력도 갖췄다는 점이 두산 벤치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박세혁은 제대 후인 2016시즌부터 서서히 본인의 입지를 늘려가더니 2017시즌부터는 기존 백업포수인 최재훈을 밀어내고 1군에 자리를 잡았다. 박세혁에게 밀려나 트레이드된 최재훈이 한화에 가자마자 주전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만 봐도 두산 포수진의 내부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알 수 있다.
 

 박세혁 입단 이후 주요 1군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특히 양의지가 손등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진 2017 시즌에 박세혁은 만만치않은 활약을 보이며 본인의 가치를 입증했다. 해당 시즌 타율 0.284 OPS 0.752를 기록한 박세혁은 1군 주전 포수로 충분한 공격력을 보였다. 

박세혁의 타격 능력을 높이 산 두산 벤치는 종종 외야수나 1루수로도 그를 출전시키며 마냥 백업으로만 출장 기회를 부여했다. 백업 포수로만 활용하기엔 박세혁의 공겨력이 아깝다는 것은 다수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팀 내 같은 포지션에 리그 정상급 선수가 버티고 있는 경우 충분히 주전으로 뛸만한 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백업에 머물러야하는 불운한 경우가 많다. 특히 선수단 구성상 1군에 2명 정도만 엔트리에 두는 것이 보통인 포수 포지션이 더욱 그렇다.

여러 논란 끝에 kt의 주전급 포수로 자리잡은 장성우만 하더라도 롯데 시절에는 강민호의 그늘에 가려 백업으로만 1군에 출장하다 이적 이후 기회를 잡아 주전으로 자리를 굳힌 바 있다.
 

 타격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박세혁, 양의지의 공백을 어느정도 메꿀지가 관건이다.
ⓒ 두산 베어스


 
프로 선수 중 주전을 꿈꾸지 않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주전으로 활약할 기회가 모든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박세혁은 입단 이후 자신의 실력을 꾸준하게 갈고 닦았지만 양의지라는 벽에 막혀 좀처럼 주전으로 활약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2019시즌 박세혁은 입단 후 간절히 바랬을 귀중한 기회를 잡았다. 수년전 박세혁은 최재훈을 밀어내고 백업 포수 자리를 차지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두산 주전 포수 1순위로 꼽히는 박세혁이 이흥련-장승현 등의 추격을 뿌리치고 양의지처럼 확고부동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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