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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한국어, 선수들은 영어…'벨호'는 소통 중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오른쪽)이 17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 2019(동아시안컵)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장슬기를 불러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19. 12. 17.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감독은 한국어를, 선수들은 영어를 공부한다. 원활한 소통을 위한 노력이다.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부임 후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한국말로 간단한 인사, 소감 등을 말하는데 어휘력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안녕하세요” 정도의 기본 인사만 하더니 지난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베트남전 종료 후에는 “많이 많이 행복해요”, “자신감 중요해요”라는 의미 있는 문장도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해냈다. 심지어 영국 사람인 벨 감독은 이번 예선에서 애국가도 띄엄띄엄 부르는 뜻 밖의 장면까지 연출했다.

이에 대해 벨 감독은 “며칠 동안 코치와 함께 연습했다. 존중의 표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에 와서 많은 분들에게 존중과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 감사함을 표하는 방법이다. 가사를 외우고 있는데 의미가 깊은 것 같다. 앞으로 계속 연습할 예정이다. 입이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가사로 부르고 싶다. 아름다운 나라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게 영광스럽다”라고 애국가를 외운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을 향한 존중의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벨 감독은 선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통역이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 지도자가 한국말로 소통하면 선수들은 보다 큰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지소연은 “감독님께서 한국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 마음이 느껴져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장슬기도 “그런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다. 선수들도 그만큼 감독님을 더 따르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벨 감독이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처럼 선수들도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지소연은 “우리 선수들도 감독님과 더 편하게 대화하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제가 영어를 조금 하기 때문에 선수들을 돕고 있다. 서로 더 원활하게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감독의 궁극적 존재 이유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능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한국어를 배우기만 한다면 ‘보여주기식’에 그치겠지만 벨 감독은 부임 후 순항하고 있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통해 발전된 모습을 보였고, 올림픽 최종예선 두 경기서 10골을 터뜨리며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였다. 성적을 동반하면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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