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가 누구야(Who is on first)’는 포지션별 야구 선수의 독특한 이름이 소재가 된 미국의 유명 만담이다. 국내에서도 패러디돼 한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를테면 1루수의 이름이 ‘누구’란 점 때문에 대화에 혼선을 빚는다. 1루수 이름을 묻는 질문에 답을 듣고도 이해를 못하고 질문과 대답이 되풀이된다.

한화는 KBO리그에서 내년 시즌 1루수 운용이 궁금한 팀 중 하나다. 한용덕 감독의 첫 시즌이던 올 해 한화 내·외야진에는 적지않은 변화가 있었다. 1루수 운용에도 변동이 잦았다.

한화 정근우가 1루수 미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한 번이라도 1루수로 출전한 한화 선수는 총 7명. 원래 외야수이던 이성열이 58경기에 나오며 최다 출전 이력을 기록한 가운데 정근우와 송광민, 김태균, 백창수, 김회성, 김태연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시즌 중반 선발 2루수로 정은원과 강경학의 출전이 늘어나면서 자리 이동을 한 정근우가 후반기에는 한화 1루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나왔다.

내년 시즌 1루수 운용을 놓고, 한 감독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올해와 마찬가지로 주전 1명을 고정시켜놓고 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전 1루수이던 김태균이 최근 몇년 사이 지명타자로 출전 횟수가 늘어나면서 한화에선 딱히 주전 1루수로 통할 만한 자원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1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 출전한 선수는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였다.

일단 한화는 올해 후반기 기용법처럼 1루수와 지명타자를 놓고는 이성열과 정근우, 김태균의 타력을 극대화하는 조합을 찾을 전망이다. 여기에 이성열을 ‘외야수 자원’으로 어느 정도 활용할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동안 1루수로 출전하지 않았던 김태균의 수비 비중도 변수다.

또 자유계약선수(FA)인 송광민이 재계약을 마무리짓고 3루로 다시 안착한다면, 김회성 등은 1루 백업요원으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 전략과는 별도로 팀의 방향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한화는 여러 포지션에서 세대교체를 알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루 자리에 군복무를 마친 윤승열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2012년 한화에 입단한 윤승열은 아직 1군 경험은 없지만, 올해 경찰청 소속으로 2군에서 타율 3할2푼4리(219타수 71안타) 10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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