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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와르르' 무너졌던 LG, 내리막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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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야구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한 해이지만, 올해도 8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여전히 KBO리그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지난 10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올 시즌 KBO리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연말을 맞이해 10개 구단이 어떻게 한 시즌을 보냈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세 번째 팀은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8위로 시즌을 끝낸 LG 트윈스다. 공격과 수비에서 힘을 실어줄 외부 FA 김현수의 가세로 5강 후보로 급부상했지만, 김현수의 '원맨쇼'만으로는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수 없었다. 믿었던 마운드에서도 많은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시름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두산전 연패를 좀처럼 깨지 못했고,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 되서야 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LG의 추락에 있어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중요할 때마다 두산에 발목이 잡힌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성적만 떨어진 것이 아닌, 라이벌로서의 자존심까지 구겨졌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LG가 얻고 잃은 것들, 그리고 내년 시즌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까지 짚어보려고 한다.
 

 LG 오지환
ⓒ 연합뉴스


 
꼬이기 시작하더니 와르르... '기본기' 부족까지 드러낸 LG

NC 다이노스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줬으나 개막 이후 4월까지 31경기에서 18승 13패를 기록, 두산과 SK에 이어 3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같은 기간 동안 팀 평균자책점(3.82), 팀 타율(0.297)은 모두 리그 1위였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문제는 5월 이후였다. LG가 자랑하는 굳건한 마운드에 균열이 생기면서 5월 팀 평균자책점이 5.46까지 치솟으면서 NC(6.9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 임찬규 등 선발 투수들은 어느 정도 분전했지만 불펜이 흔들렸다. 정찬헌(5월 10경기 1승 2패 3세이브 ERA 2.70)을 제외하면 고우석, 진해수 등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대부분 좋지 않았다. 특히 셋업맨 역할을 해줘야 하는 김지용(5월 10경기 1승 2패 1홀드 ERA 8.44)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결국 한 달간 26경기 12승 14패로 5할 승률을 맞추지 못한 채 5월을 끝내야만 했다.
 

 LG 차우찬
ⓒ 연합뉴스


 
6월 들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안타깝게도 좋은 분위기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없었다. 7월 22경기 9승 13패로, 개막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주축 투수들의 피로가 쌓일대로 쌓였고, 이는 7월 들어 팀 성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7월 20일~22일 두산과의 잠실 3연전 싹쓸이 패배가 뼈아팠다. 한때 7점 차로 앞서던 경기를 불펜의 난조로 내줘야 했던 7월 21일(LG 10-17 패배) 경기는 올 시즌 LG에 최악의 경기였다.

특히 두산이나 SK처럼 상위권 팀들과 맞붙을 때 기본기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났다. 투수들을 도와줘야 하는 야수들의 잔실수가 연이어 나오는가 하면, 세밀함도 한 수 아래였다. 단순히 몇몇 선수의 슬럼프였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하루 이틀만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일부 팬들이 '김현수 같은 야수가 5~6명이 있어야 LG가 안전하게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는 웃지 못할 농담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LG 트윈스의 투수 정찬헌과 포수 유강남(자료사진)
ⓒ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난 이후에는 팀의 기둥이나 다름이 없는 김현수가 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큰 전력 손실을 입었다. 그 사이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세 팀이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결국 LG는 세 팀에 밀려 8위까지 떨어졌다. 화려했던 출발과 달리 마무리는 그저 초라하기만 했다.

가치 입증한 김현수, '재발견' 채은성, 묵묵했던 윌슨... LG의 성과는?
 

 LG 김현수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8위 LG에도 분명히 성과는 있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역시나 거액을 들여 영입한 김현수다. 국내 최고의 외야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적어도 5강 이상의 성과를 낼 것이라는 팀의 기대가 현실이 되지 못했을 뿐 개인 성적만 봤을 땐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다만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의 부상 등 내야진 사정 때문에 김현수가 1루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대해선 결코 웃을 수 없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LG가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보다 발전된 기량을 뽐낸 채은성의 재발견도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타율 0.331 OPS 0.927 25홈런 119타점으로,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팀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이만한 수준급 우타 외야수를 찾기 어렵다. 아직 수비에서는 좀 더 안정감이 요구되지만, 타자로서의 채은성은 점점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의 호투를 빼놓을 수 없다. 26경기 동안 170이닝을 소화했고, 부상으로 몇 차례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부족한 타선 지원과 불안한 불펜 등이 윌슨을 괴롭혔고, 단 9승만을 거두는 데 만족했다.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행히 LG는 올 시즌 종료 이후 윌슨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내년에도 그가 잠실 마운드에 설 수 있게 됐다.

'차명석 단장 체제' 변화 시작한 LG, 새해에는 진짜 달라질 수 있을까

가을야구를 구경해야만 했던 LG는 단장 및 코칭스태프 교체로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최일언, 이종범 코치 등 새롭게 팀에 합류한 코치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도, 지도자 경험도 있고 해설위원으로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차명석 전 해설위원의 단장 선임이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LG에 대해 잘 알고, 코치와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LG를 지켜봐왔던 인물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어떨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또한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떠나보내고 새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을 영입했다. 주전 3루수로 활약했던 양석환의 군입대가 유력한 상황에서 토미 조셉의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켈리가 4년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던 소사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LG는 외부 FA 영입을 시도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아직 LG의 스토브리그가 끝났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3루수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으며, 어떻게든 카드를 맞춰서 외부 수혈로 3루 고민을 덜어내겠다는 것이 차명석 단장의 계산이다. 실망스러웠던 기억을 뒤로하고 도약을 꿈꾸는 이들이 새해에는 진정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LG 트윈스의 선수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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