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도 공허·허망' 기성용 사태, 팬들 상처는 어떡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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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도 공허·허망' 기성용 사태, 팬들 상처는 어떡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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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사진=뉴시스 


한 주간 축구계를 들뜨게 했던 기성용(31)의 K리그 컴백이 무산됐다. 축구인들은 아쉬움을 넘어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의 복귀를 꿈꿨던 팬들도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했다.

2020년 기성용의 K리그 복귀가 없던 일로 됐다. 기성용 소속사 C2글로벌은 지난 11일 "기성용이 FC서울과 전북 현대 양 구단에 10일부로 협상 종료를 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의로 타진했던 K리그 복귀가 양 구단을 비롯한 K리그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기성용이 올 시즌 K리그로 복귀하는 일은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K리그 복귀를 결심한 기성용은 친정팀 서울 측과 처음 만났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전북 쪽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서울과 보상금 문제가 불거졌다. 기성용이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진출한 2009년 당시, 훗날 국내 무대로 복귀할 경우 서울로 다시 와야 하며 다른 팀으로 갈 경우에는 일종의 보상금(200만 유로 추정·약 26억원)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서울과 기성용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시간만 흘러갔다. 서울은 과거 기성용이 동의했던 계약상의 권리를 요구했다. 그러나 기성용이 생각했던 조건과는 차이가 있었고, 결국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개운치 않은 뒷맛도 남겼다. 기성용은 K리그행 무산 공식 발표 후 개인 SNS에 "거짓으로 내게 상처를 준다면, 나는 진실로 당신을 다치게 할 수 있다. 나를 갖고 놀지 마라. 내가 똑같이 갖고 논다면 당신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영어 글을 게재했다.

기성용이 11일 K리그행 무산 발표가 난 이후 개인 SNS에 올린 글. /사진=기성용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기성용의 복귀 무산으로 축구계에는 공허함이 밀려오고 있다. 지난 11일 축구회관에서 만난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기성용이 왔다면 K리그 흥행에도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고정 관중도 늘어났을 것"이라면서 아쉬움을 전했다. 한 축구인은 "기성용의 이적이 무산된 것이냐"고 되물은 뒤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모처럼 K리그에 찾아온 기회였는데 허탈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팬들도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다. 그의 복귀에 기대감을 품었던 팬들 역시 "기성용처럼 유럽서 뛴 선수가 돌아와야 K리그도 흥행하고 발전할 텐데, 좋은 선례를 만들 절호의 기회를 놓쳐 가슴 아프다"고 상처 입은 마음을 전했다. 기성용은 팬들한테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C2글로벌은 "기성용이 K리그 복귀 무산에 대해 상당히 상심하고 있다"면서 "복귀를 기대하고 계시던 국내 축구팬 여러분에게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K리그 복귀가 불발되면서 향후 중국이나 중동 혹은 미국에서 그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속사는 "선수 의사에 따라 국외 리그 다수의 구단과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2020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뜨거웠던 '기성용 K리그 컴백설'은 구단과 선수, 그리고 축구계와 팬들에게 허망함과 공허함만 남긴 채 없던 일이 됐다.

지난 2015년 광주FC 홈구장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기성용(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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