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더 있다" 프로야구 뒤흔드는 폭로…향방은?
“문우람 계좌서 내게 돈 전달됐다/ 검사의 거짓말 속아 문우람 누명”/“승부조작 브로커 누명 벗고 싶어”/ 문우람, 팀내 폭행 사건 등 언급/ 거론된 선수들 “법적대응 나설 것”/ KBO "물증 없어… 확인은 해볼 것"
프로야구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대형 폭로가 터졌다. 2016년 야구계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건의 중심인물들이 관련된 선수가 더 있다며 실명까지 거론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프로야구 KBO리그 승부조작에 연루돼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된 선수가 더 있다며 폭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 NC 투수 이태양(25)과 전 넥센 외야수 문우람(26)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2015년 브로커 조모씨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중이라며 문우람과 친분을 맺었고, 문우람은 프로 입단 동기인 이태양을 브로커에게 소개했다. 이후 문우람과 이태양이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양은 2016 시즌 4경기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자수해 프로야구 영구실격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이태양과 함께 승부조작을 모의했다는 문우람의 혐의다. 조사 당시 상무 소속으로 군인 신분이었던 문우람은 군사법원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받았고, 전역 후 항소했으나 2심에서 기각됐다. 이후 대법원도 심리 불속행으로 사건을 종결해 문우람 역시 프로야구로 돌아올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이태양은 “내 잘못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문우람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그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1차 조사에서 해당 검사는 문우람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나에게 전달됐다고 허위 사실을 얘기했다. 그 거짓말에 넘어가 문우람도 승부조작을 아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공개한 90쪽 분량의 변호인 의견서와 녹취록 등에는 브로커 조모씨가 이태양에게 직접적으로 승부조작을 제안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기록됐다. 자료에 따르면 조모씨가 정대현(넥센), 이재학(NC), 정우람(한화) 등도 승부조작을 했다며 이태양을 회유한 것으로 나와 있다. 특히 조모씨는 한 선수의 동영상을 보여주며 “원바운드로 공을 던져도 아무도 의심을 안 한다”고 상대를 안심시키는 수법을 썼다.
문우람은 또한 승부조작 브로커와 만나게 된 경위를 밝히며 팀 내 폭행 사건을 언급해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2015년 5월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7차례나 머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뇌진탕 증세로 치료를 받았고, 이 시기에 브로커가 물심양면으로 위로해줘 가까운 사이로 이어졌다. 문우람은 “설령 야구를 못 한다 해도 승부 조작 브로커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프로야구의 병폐였던 ‘검은손’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지만, 폭로 당사자들은 ‘아닌 밤중의 홍두깨’라며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일부는 명예훼손죄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펄쩍 뛰었다. 정우람은 구단을 통해 “브로커와 연관된 것이 전혀 없다. 내 이름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넥센 구단 등도 자체조사 결과 혐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KBO 관계자는 “실명이 공개됐으니 확인 절차 정도는 진행하겠다. 그러나 정확한 물증을 제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조사하기 어렵다”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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