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20년까지였던 올림픽 공식후원 계약 기간을 오는 2028년까지로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다케다 쓰네카즈 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호텔신라에서 2028년 하계올림픽까지 후원 기간을 연장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삼성전자가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번 후원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아직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은 2026년 동계올림픽과 2028 LA 올림픽까지 무선·컴퓨팅 분야 공식 후원사로 참가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후원 계약을 통해 무선·컴퓨터 제품뿐 아니라, 제품에서 구동되는 5G,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기술의 권리까지 확보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30년간 글로벌 올림픽 파트너사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8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이후, 1997년 IOC와 글로벌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하고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왔다.

삼성전자, IOC와 2028년까지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기존의 2020년까지였던 올림픽 공식후원 계약 기간을 오는 2028년까지로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8.12.04 [삼성전자 제공]

애초 재계에서는 올림픽 마케팅 효과가 감소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거액을 들여 후원을 연장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관측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의 흥행 참패 사례처럼 올림픽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IOC가 요구하는 후원 비용은 비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TOP 기업의 경우 4년마다 1억 달러(약 1천130억5천만원) 정도를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에는 후원금액이 더 인상될 걸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올림픽 공식 후원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마케팅 효과라는 경영적 요소보다 사회·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공산이 더 크다.

일단 삼성전자가 이번에 후원을 연장하지 않고 무선통신분야 TOP를 내놨다면,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그 공석을 꿰찼을 걸로 예상된다.

현재 유승민 IOC 위원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IOC 위원직을 맡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후원마저 중단되면 스포츠계에서 한국의 입지가 약화할 수 있고, 이런 결과는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첫 번째 골든타임은 삼성이 (올림픽) 스폰서 계약을 연장할지 말지다"(지난달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라고 언급하는 등 정치권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공개적인 기대감이 표출됐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논의되는 남북 공동개최 올림픽은 2032년 하계올림픽이어서 일단은 이번에 삼성전자가 계약한 후원 기간 밖에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TOP 지위를 2028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후에도 연장 계약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만일 이번에 삼성전자가 후원 중단으로 TOP 자리를 다른 기업에 넘겼다면, 2032년에 삼성전자가 다시 TOP 자리를 되찾아 올림픽을 공식후원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를 통한 한반도 평화 실현에 삼성이 기여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와 사회적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올림픽 후원을 중단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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