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보다 실이 큰 김재환 '무모한 ML 도전' 치밀한 전략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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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보다 실이 큰 김재환 '무모한 ML 도전' 치밀한 전략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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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지는 식이다. 후일을 도모할 수 있으니 이름이라도 알렸다는 소정의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좋게 보면 순수하고 냉정하게 보면 허술하다. 메이저리그(ML) 진출을 시도하다 빈손으로 돌아선 김재환(32) 얘기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결정도 갑자기 했다. 지난해 11월 치른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한 뒤 프리에이전트(FA) 등록 일수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부랴부랴 ML 도전을 선언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도 막연히 ‘이 정도 타자면 통하지 않을까’했던 셈이다. 선수는 욕심을 부릴 수 있지만 에이전트는 냉철하게 현실을 파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직접 선수를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 고객에게 더 많은 이익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게 맞다.

김재환의 포스팅 실패는 후일을 도모하기도 애매하다. 시장가치가 그렇다. 에이전트측은 “ML에는 외야수보다 지명타자와 1루수로 어필했다”고 귀띔했다. 지명타자는 아메리칸리그로 제한돼 있고 1루수는 KBO리그에서 증명한 게 없다. 포수 출신이라 바운드 처리가 능숙하다는 게 에이전트의 주장이지만, 수치상으로 내세울 만 한지는 검토가 필요하다. 실제로 김재환이 1군에 모습을 드러낸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루수로 180타석에 들어서 6홈런 22타점 타율 0.213에 그쳤다. 지명타자로는 358타석에서 22홈런 76타점 타율 0.312였다. 교체출장했을 때에는 109타석에서 홈런 6개를 포함해 21타점 타율 0.276에 그쳤다. 수치 상으로는 좌익수로 나섰을 때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상품을 구매하는 입장에서 지명타자와 1루수로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뜻이다.

야구대표팀의 김재환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 타격하고있다. 

에이전트의 실책은 또 있다. 이름을 알렸으니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재도전할 때 ML 구단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 역시 막연하다. 2016년부터 3연속시즌 3할 30홈런 100타점 100득점을 돌파한 선수가 지난해 15홈런 91타점 76득점 타율 0.283로 추락했다. 마침 30대로 접어들어 에이징 커브 우려가 나올 시점이다. 4할대를 웃돌던 출루율도 0.362로 떨어졌다. 장타율도 0.434로 거포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올시즌 비약적인 반등을 하지 않는 이상 ‘거포’라는 유일한 가치도 폭락할 수밖에 없다. 평소 김재환의 성향을 고려하면 ML 진출에 실패했다는 허탈감을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오히려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에 오버워크를 해 자칫 부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

구단 입장에서도 ‘잡은 고기’가 되는 셈이다. ML의 냉정한 평가를 확인했으니 오히려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큰 소리를 칠 명분이 생겼다. 대내외적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판세를 읽지 못한 에이전트의 실책이 훨씬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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