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김영권의 다짐 "새로 생긴 목표…욕먹지 말자"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선 태극전사 가운데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욕'을 들은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힌다.

김영권은 지난해 8월 이란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이 끝나고 난 뒤 "관중의 함성이 커서 선수들이 소통하는 데 힘들었다"는 말로 '국민 욕받이'로 떠올랐다.

그의 의도는 팬들의 응원을 무시하려는 게 아니었지만 대표팀 경기력이 바닥을 치는 과정에서 김영권의 발언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결국 김영권은 눈물을 흘리면서 사과를 해야 했고, 이후 무거운 마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섰다.

김영권은 신태용호의 중앙 수비수로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풀타임 출전했고, 뛰어난 수비력으로 한국의 뒷문을 단속해 팬들로부터 '갓(god)영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김영권은 독일과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을 터트려 '전차군단' 독일 사냥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영권은 29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대표팀 해단식에서 독일전 득점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볼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 볼이 천천히 다가오는데 '잡아야 하나, 바로 때려야 하나' 짧은 시간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잡아도 된다고 생각해서 잡고 슈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에 합류할 때마다 비난을 받으며 경기를 했다. 독일전이 끝나고 울었다"라며 "지난날들을 생각하면 비난을 들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독일전이 끝나고 비난이 조금은 찬사로 바뀐 거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런 찬사들을 가슴에 안고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을 끝내고 귀국할 때 '호박엿' 세례를 경험했던 김영권은 "개인적으로는 이번 조별리그 탈락의 결과를 아쉽게 생각한다"라며 "16강 진출이 목표였지만 이루지 못해 아쉽다. 이제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욕먹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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