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유격수’ 오지환, LG트윈스 우승 이끌까
4년 총액 40억 원에 LG와 FA 계약 맺은 오지환. ⓒ LG 트윈스
연초 롯데 자이언츠발 뉴스로 요동을 쳤던 KBO리그 스토브리그 FA 시장은 대어급들의 행선지가 결정되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FA 시장 개장 당시 ‘야수 빅4’로 분류된 전준우-안치홍-오지환-김선빈 중 안치홍이 롯데와 2+2 계약(최대 총액 56억원)으로 유일하게 이적했고, 2019시즌 타격 성적이 가장 뛰어났던 전준우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규모인 4년 최대 34억 원에 롯데에 잔류했다.
유격수 자원으로 계약 총액이 비교됐던 김선빈과 오지환도 각각 4년 총액 40억 원에 잔류했다. 김선빈의 경우 보장액이 34억 원인데 비해 오지환은 전액 보장이다.
‘야수 빅4’ 중 최대 승자는 LG 오지환이라는 평가다. 오지환은 해를 넘기지 않고 원 소속팀 LG 트윈스와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6억 원)에 잔류 계약을 맺었다. FA 계약 기간 및 규모를 두고 줄다리기를 펼치며 갈등을 빚었지만 오지환이 LG 구단에 ‘백지위임’하는 결단을 내리면서 잔류가 확정됐다.
오지환의 계약 규모는 2017시즌을 앞두고 김재호가 두산 베어스와 체결한 4년 50억 원에 이은 역대 유격수 FA 2위. 4년 총액으로 따지면 안치홍이 가장 높지만 안치홍의 경우 사실상 2년 19억 2000만 원의 계약이라 오지환의 계약이 올해 FA 최고액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지환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선이 존재한다.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 능력을 갖춘 유격수로서 LG에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들어 오지환의 계약 총액은 적정하다는 관점이 있다. 하지만 선수 생활 내내 시즌 타율 3할은커녕 2할9푼 대도 기록하지 못한 선수에게 LG가 지나치게 후한 대접을 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LG 오지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오지환의 FA 계약에 대한 판단은 2020년 포함 향후 그가 치를 4번의 시즌을 통해 최종적으로 귀착된다. 2020년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꾸준히 펼친다면 이른바 ‘혜자 FA’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제자리걸음이라면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오지환은 타격에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FA 자격 취득을 눈앞에 둔 2019년 타율 0.252 9홈런 53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17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인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3.0에 그쳤다. 2할 5푼 대의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에도 실패해 'FA로이드'를 발휘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오지환은 113개의 삼진을 당해 리그 최다 공동 5위의 불명예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막판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지 않았다면 120개로 가장 많은 삼진을 당한 로하스(kt)를 넘어 ‘삼진왕’이 될 수도 있었다. 타율이 저조한 가운데 삼진이 많은 오지환의 약점은 고질적이다.
FA 계약 이후 첫 시즌 활약이 주목되는 LG 오지환. ⓒ LG 트윈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LG의 팀 성적이다.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우승에 실패한 LG는 우승에 목말라있다. 하지만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한국시리즈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오지환 역시 한국시리즈는 경험조차 하지 못했다.
2020년 오지환은 LG에서 12번째 시즌을 치른다. LG의 프랜차이즈이자 팀 리더로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왔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오지환의 FA 계약 이후 첫 시즌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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