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김학범호 '황의 전성시대'…모든 것은 '황'으로 통했다

말 그대로 '황'으로 시작해서 '황'으로 끝났다.

출범 직전부터 황당한 '인맥축구 논란'에 휩싸이며 마음고생 끝에 출발한 김학범호가 마침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대회 2연패와 더불어 역대 최다우승(5회)까지 작성하며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김학범호의 우승 스토리를 돌아보면 '황'이라는 단어가 관통한다.

한국 U-23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학범 감독이 지난 7월 16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20명의 최종명단을 발표하자 축구팬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김 감독의 선택을 '인맥 축구'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김 감독이 성남FC 사령탑 시절 공격수였던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와일드카드로 뽑았다는 게 비난의 가장 큰 이유다.

황의조는 K리그 무대에서 평가가 엇갈렸다. 황의조를 따라다니는 평가 가운데 하나는 '어려운 골은 잘 넣고, 손쉬운 골은 놓친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2015년 K리그 무대에서 15골 3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성적을 냈고, 이를 바탕으로 2015년 9월 처음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는 기쁨도 맛봤다.

2015년 10월 자메이카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2017년 10월 모로코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A매치 출전은 11경기(1골)에서 멈춰 섰다.

A대표팀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지난해 일본 J리그 무대로 이적하면서 황의조는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학범 감독이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선택하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인맥축구'라는 비난에도 김 감독은 꿋꿋하게 버텼다. 그리고 그 선택은 최상의 정답이었다.

황의조는 두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해 7경기에 출전, 무려 9골을 폭발해 득점왕에 오르면서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의 활약에 팬들도 '김학범 감독이 황의조와 인맥도 없었다면 어떻게 될 뻔했냐'라며 태도를 바꿨다. '황의조 같은 인맥 축구라면 오케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였다.

김학범호에는 황의조 말고도 황씨가 많다.

일본과 결승전에서 헤딩 결승골을 뽑아낸 황희찬(함부르크)을 비롯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맹활약한 '헌신의 아이콘' 황인범(아산 무궁화), 중앙 수비의 한축을 담당한 황현수(서울)까지 4명이나 된다.

황희찬은 바레인전 프리킥 득점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 페널티킥 결승골을 비롯해 일본과 결승전 헤딩 결승골까지 '알짜배기 득점'에 성공했다.

또 황인범은 이란과 16강전과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서 각각 황의조에게 도움을 줘서 팀 승리의 밑바탕을 깔아줬다. 황인범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전개의 시발점과 더불어 상대 압박수비의 최전선에서 투혼을 불태웠다. 경찰팀인 아산 무궁화에서 뛰는 황인범은 이번 금메달로 전역증을 받게 됐다.

황현수는 바레인과 1차전에서 아쉬운 수비 장면을 연출했지만 포백의 일원으로 든든히 김학범호의 뒷문을 지켰다.

'황의 전성시대'는 좋은 시너지 효과도 가져왔다. 황의조의 룸메이트인 이승우는 황의조와 경기 분석을 함께하며 이란전(1골)을 비롯해 베트남전(2골)과 일본전(1골)까지 득점포를 제대로 가동했다.

한편, 김학범호에서 맹활약한 황의조, 황희찬, 황인범의 '황 트리오'는 오는 3일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A대표팀 명단에도 함께 포함돼 U-23 대표팀을 떠나 '벤투호'에서도 '황의 돌풍'을 이어갈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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