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에 패스트볼, 폭투까지…집중력에서 패배한 넥센
장정석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4위로 만족할 수 없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8회초까지는 적어도 장 감독의 계산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올해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던 LG 선발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4점을 뽑아 4-2로 앞서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센은 8회말부터 연달아 실수를 저지르며 자멸했다.
투수 이보근은 선두타자 박지규의 번트 때 타구를 글러브에서 빼지 못해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임훈으로부터 2루수 정면 땅볼을 유도해 병살 기회를 잡았지만, 이번에는 넥센 2루수 김혜성이 공을 더듬어 타자 주자만 1루에서 간신히 처리했다.
오지환의 내야 안타로 1사 1, 3루 위기를 다시 맞은 넥센은 박용택을 내야 뜬공으로 돌려세워 큰 산을 넘었다.
그러나 바뀐 투수 김상수와 포수 김재현은 사인이 맞지 않았는지 패스트볼로 허무하게 1점을 내줬다.
김재현은 일어서서 높은 직구를 요구했지만, 김상수는 커브를 던졌다.
9회말에는 마무리 김상수가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이천웅에게 볼넷을 허용한 김상수는 대주자 정주현의 2루 도루를 막지 못했다. 이어 정상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1사 3루가 됐다.
실점 위기에서 대타 이형종과 상대한 김상수는 1스트라이크에서 포크볼을 선택했다.
그러나 공은 포수가 블로킹하기 어려운 곳으로 날아갔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허무하게 4-4 동점이 됐다.
시즌 10승에 도전하며 6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선발 한현희의 역투도,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린 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의 맹타도 모두 빛을 잃은 순간이다.
결국, 넥센은 연장 10회말 1사 만루에서 정주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4-5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4위 넥센과 3위 한화 이글스의 격차는 5게임으로 벌어졌다.
정규시즌 18경기만을 남겨 둔 넥센이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격차다.
대신 넥센은 5위 LG에 1.5게임 차 추격을 허용했다. 포스트시즌에서 1패를 안고 시작하는 5위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날 패배가 더욱 속 쓰린 넥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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