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들의 이탈 러시…차상현 감독 "러츠와 꾸준히 이야기 하고 있다"

프로배구에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삼성화재 산탄젤로가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탈리아 비행기에 오른 게 신호탄이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산탄젤로가 이탈리아로 가기를 희망했고, 우리도 선수가 원하는 방향대로 맞춰줬다"라고 말했다.

산탄젤로의 이탈 소식이 전해진 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IBK기업은행 어나이의 퇴출 요청까지 전해졌다. 어나이는 팀이 자신의 의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국제배구연맹(FIVB) 제소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자신이 팀을 떠나더라도 잔여 연봉도 보장해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리그 잠정 중단을 결정한 지 이틀 만에 13명의 외인 중 2명이 이탈 의사를 보이면서 다른 팀들도 각자 소속된 외인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어나이와 같은 미국 출신인 러츠를 보유한 GS칼텍스도 러츠와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일부터 미국을 오가는 모든 승객에 대해 발열 검사 등을 시작했다.

차상현 감독은 "러츠는 외국인 선수 이탈과 상관없이 훈련은 잘 소화하고 있다. 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꾸준히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 감독은 "외인들의 이탈 기사가 계속 나오다 보니 러츠 스스로 예민해질 수도 있다. 기사화가 계속되니 러츠 스스로도 생각이 많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리그 중단은 차상현 감독도 배구 인생이래 처음 겪는 일이다. "나도 이런 일을 겪어보지 않았으니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이런 휴식이 나중에 리그 경기를 치르는데 선수들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도 모르겠다. 시즌 초중반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게 아니라 정규리그가 끝날 때쯤 이런 상황이 발생하니 더욱 안타깝다." 차상현 감독의 말이다.

GS칼텍스 선수단은 경기도 청평에 있는 숙소에서 체력 훈련 및 밸런스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사태가 호전될 때까지는 선수들의 외출 및 외박을 최대한 자제할 예정이며, 당분간 숙소에는 외부인이 들어가지 못 한다. 차상현 감독은 "이번주는 체력 안배와 밸런스 훈련에 집중을 할 계획이다. 과한 훈련보다는 감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에 훈련을 진행 중이다. 외부인 접촉도 조심스러워 외출이나 외박은 최대한 자제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례없는 국가적 재난 사태에 직면했다. 어느덧 확진자 수는 5,000명을 넘었다. 차상현 감독은 하루 빨리 사태가 진정되어 행복한 배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단 코보가 내놓는 입장을 따라가야 한다. 옳은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 우리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할 것이다. 선수들도 많이 힘들겠지만 같이 이겨냈으면 좋겠다. 어서 빨리 사태가 호전되어 즐거운 순위 싸움, 팬 여러분들에게 신나는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