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잭팟', 휠러는 성공하고 류현진·범가너는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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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잭팟', 휠러는 성공하고 류현진·범가너는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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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 선발투수 FA 시장은 아주 뜨거웠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워싱턴 내셔널스와 7년 2억 45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투수 역대 최고 계약 신기록을 경신했고, 뒤이어 게릿 콜이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 2400만 달러 계약을 터뜨리며 다시 한 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러한 활황은 잭 휠러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5년 1억 1800만 달러 계약을 맺을 때부터 조짐이 보였다. 

휠러는 메이저리그 통산 5시즌 126경기(749⅓이닝) 44승 38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31경기(195⅓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3.96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수준급 투수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지만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반면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도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류현진과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좌완투수 매디슨 범가너는 모두 1억 달러 계약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범가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5년 8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휠러와 비교해서 단일 시즌 성적은 류현진이 앞서고, 커리어는 범가너가 앞서지만 두 투수 모두 휠러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했다. 

휠러는 올해 30세인 반면 류현진은 33세, 범가너는 31세가 된다. 한 살이라도 어린 휠러가 더 긴 계약기간을 보장받기 유리하고 총액에서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연평균 연봉을 보더라도 휠러가 2360만 달러로 류현진(2000만 달러)과 범가너(1700만 달러)보다 높다. 심지어 휠러와 범가너는 한 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휠러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나이뿐만 아니라 트래킹 데이터에 기반한 메이저리그 트렌드 변화 덕분이기도 하다. 과거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FA 영입을 선택할 때 전통적인 스카우팅 기법과 커리어를 바탕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트래킹 데이터를 활용해 당장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영입해 잠재력을 터뜨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커브 회전수에 주목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휠러는 평균 구속이 시속 96.8마일(155.8km)에 달하는 포심과 80.7마일(129.9km)의 커브를 구사한다. 휠러의 포심과 커브는 단순히 구속이 빠를뿐만 아니라 회전수도 리그 상위권이다. 포심은 2341rpm(리그 평균 2287rpm), 커브는 2647rpm(리그 평균 2531rpm)으로 모두 리그 평균을 상회한다. 단순히 회전수가 높다고 좋은 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휠러는 포심 헛스윙% 27.1%, 커브는 37.0%로 확실히 타자를 압도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류현진과 범가너는 모두 정상급 선발투수이지만 구위에 강점이 있는 파워피처는 아니다. 두 투수 모두 휠러와 탈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은 큰 차이가 없지만 구속에서 크게 밀린다. 류현진은 포심 평균 구속이 90.7마일(146.0km), 범가너는 91.4마일(147.1km)로 리그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류현진은 포심 회전수가 2084rpm으로 리그 평균을 크게 밑돈다.

류현진의 강점은 다양한 구종과 뛰어난 커맨드에 있다. 하지만 정교한 제구력으로 타자를 맞춰잡는 방식은 포수의 프레이밍 능력, 야수진의 수비능력, 운 등 투수가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즉 경기 환경이 달라졌을 때 변화를 예측하기 더 어렵다. 류현진 영입을 고려한 팀들이 선뜻 대형 계약을 제안하지 못한데에는 류현진의 나이와 부상경력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불확실성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범가너의 경우에는 포심과 커브 회전수가 모두 수준급(포심 2405rpm, 커브 2645rpm)이지만 결과(기대피장타율 포심 0.480, 커브 0.340)는 썩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점점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원하고 있다. 평균 97.1마일(156.3km) 포심을 뿌리는 콜과 93.9마일(151.1km) 포심을 던지는 스트라스버그가 각각 역대 1, 2위 계약을 따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파이어볼러의 시대에서 새롭게 팀을 옮긴 류현진과 범가너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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