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전세계가 놀란 페루 팬들의 열정, 승리만 없었다
페루 축구 국가대표팀은 36년 만에 밟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단 2경기 만에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팬들의 열정만은 우승감이었다.
페루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프랑스에 0-1로 패해 2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이번 월드컵 개최지역 가운데 가장 동쪽에 떨어진 예카테린부르크는 교통편마저 여의치 않은 곳이다. 지난주 프랑스와 호주전은 수천 석이 비었다.
하지만 페루-프랑스전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페루 팬들은 경기장 곳곳을 가득 메웠다.
예카테린부르크시는 이 경기를 보기 위해 페루팬 약 1만5천명이 시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했다. 프랑스팬은 2천명 남짓이다.
지난주 이곳에서 열린 A조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팬 6천500명, 이집트팬 5천명 정도가 찾은 것과 비교하면 페루팬들의 축구 열정은 압도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집계한 국가별 티켓 판매 통계에서 페루보다 티켓을 더 많이 사들인 국가는 6개 나라뿐이다.
조별리그에 참가한 32개국 중에서 경제 규모가 23위에 불과한 페루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만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뜨거웠다.
36년 동안 월드컵 기다린 페루 팬들은 축제의 일부분이 되기를 바랐고, 러시아에서 그 역사의 순간을 직접 보길 원했다.
결코, 싼 여정은 아니었다. 현지 응원 1경기 패키지여행 가격은 가장 저렴한 게 6천 달러 정도였다. 페루 노동자 1인당 월 소득의 약 10배였다.
비행깃삯만 2천 달러를 넘었다. 그런데도 열성적인 페루팬들은 36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차를 팔고, 직장을 그만두고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지구 반대쪽 러시아로 향했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비행기를 3번이나 갈아타고 10시간 동안 야간열차에 몸을 맡기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장에 다다른 축구팬들은 경기 내내 "바모스 페루(Vamos Peru·갑시다 페루)!"를 외쳤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도 페루는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전 경기 종료 호루라기가 울리자 페루팬들 일부는 계단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4층 관중석에서 맥주를 집어 던지면서 욕설을 내뱉는 팬들도 있었다.
어린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하파엘 히메네스는 "딸이 여기에 오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죠. 이건 역사고, 이걸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기에 여기에 왔어야 했다고 말이죠. 축구는 때로는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팬들 상당수는 이번 월드컵 때문에 평생을 갚아야 할 대출금을 떠안게 됐다. 하지만 그들은 대신 자손 대대로 이어질 이야깃거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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