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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만년 2인자 류한수, 한국 레슬링 자존심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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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그늘에 가렸던 류한수, 지독한 불운 딛고 우뚝…AG 2연패 달성 
(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경기를 앞두고 현지에서 훈련 중인 레슬링 국가대표 류한수(왼쪽)와 김현우. 2018.8.21 cycle@yna.co.kr

(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레슬링 국가대표 류한수(30·삼성생명)의 별명은 오뚝이다.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독하게 상대방을 밀어낸다.

코트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선수생활에서 최악의 불운을 수차례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류한수가 처음으로 크게 넘어진 건 2012년 런던올림픽 선발전 때다. 그는 친구인 김현우(30·삼성생명)에게 밀려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눈앞에 아른거렸던 올림픽 출전의 꿈이 무너져 그는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류한수는 친구를 돕기 위해 훈련 상대를 자처했다. 남들이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런던올림픽 현장을 찾아 김현우의 운동을 도왔다.

그는 관중석에서 김현우의 우승 장면을 지켜봤는데, 시기와 질투 대신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며 자신에게 좋은 자극제로 삼았다.

김현우의 우승은 류한수의 의지를 끌어올리는 데 좋은 계기가 됐다. 그는 런던올림픽 이후 각종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김현우와 함께 한국 레슬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그는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그레코로만형 66㎏급에 출전한 류한수는 '금메달 유력 후보'라는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4년을 기다려온 무대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그러나 류한수는 이번에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내상을 딛고 지난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강의 위치에 다시 올랐다.

모두 '이번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류한수는 자신의 실력과 정신력을 매트 위에서 증명했다.

류한수는 생애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는 2020년 도쿄올림픽 길목에서 다시 한 번 포디움에 올랐다.

그는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어셈블리 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결승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트 케비스파예프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하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만천하에 알렸다.

사실 이번 대회는 류한수에게 불리한 여건이 많았다.

레슬링은 최근 파테르가 부활했다. 손기술이 좋고 동작이 민첩한 류한수는 스탠딩 기술이 주특기인데, 파테르가 부활하면서 다소 불리해졌다.

또한, 체중 측정 시점을 경기 전날에서 당일로 바꿔 이변의 여지가 생겼다.

그러나 류한수는 더욱 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실력으로 극복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실력으로 이겨내면 된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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