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아픔 속에 16강 진출한 시리아의 '위대한 도전'
지난해 10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의 마지막 희망이 안타깝게 꺾였던 시리아 축구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시리아 U-23 축구대표팀은 19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티모르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5-2 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2승1패(승점 6)를 따낸 시리아는 3연승으로 조별리그를 끝낸 중국(승점 9)에 이어 조 2위를 확정하며 16강행 티켓을 품에 안았다.
2006년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해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시리아는 2010년 광저우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에는 불참했다가 무려 12년 만에 나선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16강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시리아는 아랍에미리트(UAE)와 1차전에서 1-0으로 신승을 거둔 뒤 중국에 0-3으로 완패해 조 2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이런 가운데 최종전에서 중국이 UAE를 2-1로 꺾어주면서 시리아는 약체 동티모르에 완승을 거두고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시리아는 2011년 3월 이후 6년 반 동안 내전을 치르면서 국가의 기능을 잃었을 정도로 피폐한 상황이다.
정부군과 반군은 물론 이슬람국가(IS)까지 가세한 내전으로 지금까지 33만여명이 사망했고, 600만명이 시리아를 떠나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황폐해진 국민의 삶에 축구는 내전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다.
시리아는 지난해 10월 러사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기적을 이뤄낼 뻔했다.
오랜 내전 때문에 홈경기를 치를 수 없던 시리아는 월드컵 2차 예선부터 최종예선까지 해외를 전전하며 경기를 치렀다.
2차 예선은 오만에서 치렀고, 최종예선은 말레이시아에서 '원정 같은 홈경기'를 펼쳤다.
최약체로 분류됐던 시리아는 한국과 최종예선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고, 이란과 5차전에서도 득점 없이 비기면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와중에 극단적인 시간끌기용 '침대축구'도 보여줬지만 시리아는 마침내 최종예선 A조에서 이란과 한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해 B조 3위 호주와 대륙별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최종 대결에 나섰다. 하지만 호주에 1무1패로 뒤지면서 역대 첫 월드컵 진출의 꿈은 무산됐다.
그래도 시리아 국민은 잠시나마 축구 때문에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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