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네 맘 알지만, 우승은 내가" vs "형의 상승세, 제가 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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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네 맘 알지만, 우승은 내가" vs "형의 상승세, 제가 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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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 후보 구본길·오상욱 
(자카르타=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출전을 앞둔 오상욱과 구본길.

(자카르타=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형 요즘 컨디션도 좋고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그 흐름 제가 끊어드릴게요."(오상욱)

"인생의 가장 큰 갈림길에 선 너의 마음, 내가 제일 잘 알지. 하지만 '천하무적' 단체전이 있으니 개인전은 형이 가져갈게."(구본길)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든든한 두 에이스가 웃으며 선전포고를 주고받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을 사흘 앞둔 17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레나에서 훈련을 마치고 만난 구본길(28·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선수촌도, 음식도, 날씨도 생각보다 모두 괜찮아서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지금 특별히 뭔가 더 열심히 하기보다는 흐름이 깨지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첫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오상욱(22·대전대)은 "개회식을 한다고 하니 이제 대회가 시작하는 게 실감 나는 것 같다"며 "실전 모드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월 바르샤바 월드컵 우승 당시 구본길과 유상주 코치[국제펜싱연맹 페이스북 캡처]

둘은 이번 대회 유력한 개인전 우승 후보다. 3회 연속 개인전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꿈꾸는 구본길의 앞에 '신성' 오상욱이 등장한 모양새다.

정확한 대진은 봐야겠지만, 두 선수가 개인전 출전자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아 결승전 맞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2014 인천 대회에서는 구본길이 선배 김정환(35·국민체육진흥공단)을 결승에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둘은 "결승에서 맞붙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 아니겠냐"고 입을 모았다.

세계랭킹에선 구본길이 2위, 오상욱이 5위로 구본길이 다소 앞선다. 국제대회 맞대결에선 1승 1패로 팽팽했다.

스피드와 두뇌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구본길은 깊고 빠른 공격으로 상대를 공략한다.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따낸 경험도 무기다.

구본길은 "제가 상욱이 나이 땐 긴장을 많이 했는데, 경험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면서 "나태해지지는 않아야겠지만, 축제를 즐기자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190㎝ 넘는 큰 키와 체격을 바탕으로 파워가 좋은 오상욱은 지난해 12월부터만 그랑프리 두 차례, 월드컵 한 차례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오상욱의 7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모습[EPA=연합뉴스]

오상욱은 "제가 잘될 때와 안 풀릴 때 경기 스타일 차이가 분명한데, 본길이 형에게 조언을 많이 받고 있다"며 "단체전에서는 형들과 함께하니 서로 채워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며 선전의 바탕에 선배들과의 끈끈한 동료애가 있음을 과시했다.

하지만 우정은 우정이고, 승부는 승부다. 구본길은 "당연히 진검승부"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개인전 결승에서 만났을 때 서로를 제압할 비책을 묻자 그는 "병역 문제를 생각하면 상욱이의 부담이 더 크지 않겠느냐"며 먼저 '한 방'을 날렸다.

구본길은 "8년 전에 제가 겪은 상황이니 누구보다 상욱이 마음을 잘 안다. 하지만 저도 기록이 걸려있어서 절실하다"면서 "결국 누가 더 절실하고, 마음이 덜 약해지는지의 싸움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묘한 미소로 선배의 말을 듣고 있던 오상욱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형이 요즘 대회에 나가면 잘 떨어지지도 않고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이번엔 제가 이기고 싶다"며 양보 없는 대결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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