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협 건너 벼랑으로 떨어진 ‘KBO 외인들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지난 겨울 KBO리그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를 영입한 것은 나름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신은 로사리오가 한화에서 2년간 타율 3할3푼에 시즌 평균 35홈런·116타점을 올린 점과 더불어 아시아 구단 문화에 잘 적응한 과정을 눈여겨 봤다. 지난 겨울 로사리오와 재계약을 저울질 했던 한화 관계자는 “로사리오가 훈련량이 많은 김성근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잘 받아들이면서 성적도 점차 개선된 점에 한신이 점수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일 프로야구 사이의 벽은 예상보다 컸다. 로사리오에게 대한해협 너머에는 벼랑이 있었다.
일본 스포츠신문 ‘산케이스포츠’는 3일 로사리오가 올시즌을 끝으로 퇴출될 가능성이 다분해진 상황을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로사리오는 한신과 연봉 3억4000만엔에 2년 계약을 했지만, 2년째 계약은 구단에 선택권이 있다. 2일 현재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 7홈런 30타점에 그치고 있는 로사리오가 극적으로 반등하지 못하면 한신이 그와 계약 연장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진단이다.
로사리오의 실패는, 양 리그의 수준차를 설명하는 것 같아 KBO리그 입장에서는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로사리오는 KBO리그에서 우완투수의 바깥쪽 변화구에 타이밍을 잡지 못하다가 갖은 노력으로 약점을 해결했는데, 투수들의 피칭이 조금 더 정교한 일본에서 또 다시 같은 문제로 무너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작잖다.
KBO리그에서 대성공을 이룬 뒤 일본으로 건너가 침몰한 선수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다. 2015년 삼성에서 2루수로 뛰면서도 48홈런에 OPS 0.988을 기록한 야마이코 나바로 역시 2016년 일본 롯데에서 82경기를 뛰며 타율 2할1푼7리에 10홈런 등으로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중도 퇴출됐다.
몇몇 KBO리그 외국인투수들에게는, 일본 마운드가 선수인생의 ‘무덤’ 이 되기도 했다. 2007년 두산에서 22승(5패)을 거둔 다니엘 리오스는 2008년 일본 야쿠르트에서 2승(7패)만을 거두고 팀을 떠났고, 2010년 두산에서 14승(5패)을 따낸 켈빈 히메네스 또한 일본 라쿠텐에서 2년간 6승(17패)만을 거둔 뒤 무대 뒤로 사라졌다. 또 20승 이력의 넥센 좌완 에이스이던 밴헤켄은 2016년 세이부에서 1승도 못했고, 지난해까지 LG 좌완 에이스로 뛰던 데이비드 허프 역시 올해 일본 야쿠르트에서 1승6패 평균자책 5.14로 부진하다.
김성근 소프트뱅크 코치 고문은 “일본 2군과 3군에 있는 투수 중 한국에서 던질 만한 자원이 꽤 보인다”며 직접 체험한 양 리그의 격차를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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