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에서 충격 받은 황인범, 올림피아코스에서 경쟁력 되찾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라 양국 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들이 이적료에 구애받지 않고 ‘임시 FA’ 자격으로 6월까지 자유롭게 새 팀을 찾아 뛸 수 있도록 한 특별 규정을 마련했고, 이 기간을 내년 6월까지로 다시 연장했다. 이에 루빈 카잔(러시아) 소속이던 황인범은 부상 회복을 위해 국내에 머물다 4월 K리그1(1부) FC서울과 단기계약을 맺은 데 이어 연말까지 계약을 연장했고, 아테네 인근 피레우스에 연고한 올림피아코스와 연이 닿으면서 짧은 동행을 마무리했다. 선수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올림피아코스와 계약은 임대를 포함한 1+2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 끝난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참가 도중 올림피아코스 이적이 확정된 황인범은 여름 내내 거취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안정’과 ‘도전’ 사이의 갈등이었다.

카잔 복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여전히 어지러운 정세뿐 아니라, 러시아 프리미어리그(1부)에서 강등된 카잔은 2022~2023시즌을 2부에서 맞이한다.

첫 옵션이었던 서울 잔류를 결정할 경우, 마음 편히 K리그 그라운드를 누비며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부상을 당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반면 유럽으로 돌아간다면 앞날을 보장받지 못한 채 다시금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해는 황인범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다. 11월 개막할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에 모든 것을 걸었다.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은 물론 경쟁력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했다.

대표팀의 3선을 책임진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한 황인범은 경기 내내 브라질의 강한 압박과 한 수 위의 기술에 고전했다. 실점의 빌미가 된 큰 실수도 범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하다. 조건이나 경쟁을 가릴 처지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난 발전이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높은 레벨의 선수들과 함께 하면, 많이 뛰지는 못해도 배울 점이 있을 것”이라며 유럽 복귀에 무게를 실었다.

그런 측면에서 올림피아코스는 최적의 팀이다.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은 좌절됐으나, 그리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 타이틀(47회)을 보유한 팀이다. 또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등 유럽 빅리그를 경험한 다국적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다시 원점에 서서 생존경쟁을 이겨내고 많은 경기에 출전함으로써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을 알차게 보내겠다는 것이 황인범의 의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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