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걸음부터 휘청인 한국 축구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긴장 속에 치러지는 오만 원정에서 폴란드 세대가 주축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명보 감독(55)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5일 팔레스타인전에서 0-0으로 비긴 한국으로선 반드시 승리로 장식해야 하는 무대다.

오만전에서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세대 교체 가능성이다.

당초 홍 감독은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대표팀을 소집한 9월 A매치 2연전의 화두로 “안정적인 운영 속의 변화”를 제시했다.

기존 선수들의 활약상을 인정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힌 것인데, 팔레스타인전의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기조를 바꿀 수밖에 없게 됐다. 홍 감독이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홍 감독의 발언은 대표팀 고령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팔레스타인전에서 주전으로 나선 11명의 평균 연령이 30세에 가까운 29.72세에 가까웠던 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기존 선수들이 여전히 빼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젊은 피의 수혈이 필요하다는 증거였다. 현재 대표팀에서 미래를 책임질 자원이라 할 수 있는 20대 초반의 선수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유일하기도 하다.

홍 감독이 오만전에서 보여줄 변화는 팔레스타인전의 후반전이 힌트가 될 수 있다. 당시 홍 감독은 황희찬(28·울버햄프턴)과 오세훈(25·마치다 젤비아)을 교체 투입했는데, 전반전과 달리 매끄러운 공격이 살아났다.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인 오세훈과 이강인의 콤비네이션이 일품이었다. 당시 대회에선 이강인의 크로스를 오세훈이 헤더로 연결하는 것이 공격의 시발점이 됐는데, 이날 경기에서 후반 18분과 38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골키퍼 선방만 아니었다면 답답했던 무승부를 승리로 바꿀 수 있는 흐름이었다. 이른바 폴란드 세대인 두 선수는 2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서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폴란드 세대가 아니더라도 이번 소집에서 부름을 받은 최우진(20·인천)과 이한범(22·미트윌란), 양민혁(18·강원) 등 2000년대생 선수들이 오만전에선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세 선수 모두 팔레스타인전은 벤치에 앉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홍 감독이 오만전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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