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결승 이끈 김호철 감독 "내 역할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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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올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승 14패로 16개국 중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에 진출, 명예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준결승에서 대만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대만은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다. 준결승에 진출할 만한 실력을 갖춘 팀이었다.
한국은 그런 대만과 예선 첫 맞대결 때와 똑같이 5세트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 끝에 힘겹게 승리를 거두고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경기가 늦게 끝난 탓에 김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선수들은 곧 이어질 이란-카타르의 준결승전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몸도 풀지 않고 공동취재구역을 지나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김 감독은 남아서 이란-카타르의 준결승전을 첫 세트까지만 본 뒤 경기장 밖으로 나왔다.
그때까지 바깥에서 기다린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혼을 발휘해줬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마지막 5세트 8-9에서 서재덕의 후위 공격 때 9-9 동점을 만들 수 있었으나 심판의 오심으로 다시 8-10으로 끌려갔다.
김 감독은 "심판이 그렇게 보면 어쩔 수 없다"며 "선수들에게 다시 기회가 올 테니까 신경 쓰지 말자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차분하게 잘 견뎌내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의 수훈갑은 서재덕이었다.
4세트 후반부터 코트를 밟은 서재덕은 5세트에서 문성민 대신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대표팀에 승리를 안겼다.
김 감독은 "서재덕이 테크닉이 좋은 선수고, 대만과 예선 때 잘해줘서 교체 투입했다"며 "문성민이 출발은 괜찮았는데, 너무 욕심을 내서 그런지 힘이 많이 들어가더라. 그래서 바꿨는데 결과적으로 둘 다 잘해줬다"고 했다.
한국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려면 결승 상대가 유력한 이란의 벽을 넘어야 한다.
이란이 첫 세트를 따내는 것까지 지켜본 김 감독은 "한 세트 보고 왔는데, 우리와 차원이 다른 것 같다"며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선수들이 마지막인 만큼 결승전에서 120% 투혼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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