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돌아왔다" 박항서호 귀환에 베트남 수도 하노이 '들썩'(종합)
퍼레이드에 거리 환영 인파…국립경기장에서 대규모 환영 행사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진출 신화를 이룬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이 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로 금의환향하자 하노이 전체가 들썩였다.
'박항서 호'는 이날 오후 2시께(현지시간) 베트남항공이 제공한 특별기를 타고 하노이 외곽에 있는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해 초 중국 창저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서 준우승 신화를 쓰고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귀국한 데 이어 두 번째 금의환향이다.
특별기는 양쪽으로 배치된 소방차 2대가 쏘는 물대포 사열을 받으며 활주로를 빠져나왔고, 박 감독을 비롯한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은 항공기 앞에 깔린 레드카펫을 밟았다.
공항에는 비가 내리는데도 박 감독과 선수들을 직접 보려고 아침 일찍부터 팬들이 몰렸고 이미 오전 10시께 그 인파가 수천 명에 달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하노이 시내로 연결되는 도로 곳곳에는 북을 치고 나팔을 불거나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선수단을 반기는 수만 명의 팬이 몰렸다.
'베트남 찌엔 탕(승리)'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하거나 박 감독과 선수들의 사진에 하트 표시나 사랑한다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든 이들도 상당히 많았다.
축구대표팀 선수 5명과 메달리스트들이 지붕이 개방된 2층짜리 버스로 퍼레이드를 펼치는 동안 시민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교통경찰이 총동원된 가운데 올해 초와 같은 큰 혼잡을 피하려고 베트남의 영웅이 된 박 감독은 현지 경찰의 요청에 따라 개별 차량으로 이동했다.
박항서 호를 위한 환영행사가 이날 오후 5시부터 하노이 시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경기장 주변은 행사 시작 3∼4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렸고,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내 무대 맞은편 자리는 1시간 전에 만석이 됐다.
'자랑스러운 베트남'을 주제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이 참석한 환영행사는 사실상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박항서 호를 위한 것이었다.
박 감독은 선수단의 맨 앞줄에 서서 입장했고,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하이라이트도 박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몫이었다.
박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박 감독은 "먼저 아시안게임에 가 있는 동안 베트남에서 많은 국민께서 우리 축구팀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면서 "우리는 아직 스즈키컵이 남아 있어 실패를 거울삼아 계속 스즈키컵에 도전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스즈키컵은 아세안축구연맹(AFF) 주최로 오는 11월 열리는 2018 동남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말한다.
환영 행사장 앞에 박 감독의 실물 크기 사진으로 만들어 세워둔 모 자양강장제 업체의 광고판은 포토존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조카와 함께 박 감독 광고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한 시민은 "박항서 감독은 9천만 베트남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신 훌륭한 분"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은 베트남의 국부인 고(故) 호찌민 주석이 1945년 9월 2일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베트남 건국을 선포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이지만,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첫 4강 진출을 축하하는 기념일이 된 듯했다.
환영 행사장 안에서 베트남 국기와 함께 대형 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도 보였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건국일 연휴인 3일 오후 4시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을 총리관저로 초청, 격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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