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감독 구인난에 시달리는 이유는 ‘잔혹한 강등 시스템 때문’?
한국 축구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심각한 '감독 구인난'에 빠져 있는 듯하다. 석 달 넘게 공석이 된 축구대표팀 사령탑은 물론, K리그 프로 축구팀들도 새 감독 모셔오기가 쉽지 않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부 축구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가혹한(?) 프로축구 승강 시스템을 한 가지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먼저 축구대표팀 사령탑부터 살펴보자. 국가대표 전력 강화위원회는 지난달 11명의 감독 후보군을 밝히면서 4명의 국내 감독을 포함 시켰다. 그런데 이 4명은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서울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이다. 현직에 있지 않은 감독군 중 대표팀을 맡을 만한 인물이 마뜩지 않은 셈이다.
박항서, 김도훈, 최용수 등 굵직한 이름값을 갖고 있는 사령탑 후보군이 있지만, 바꿔 말하면 그 3명 외에 대표팀을 감당할 만한 무게감 있는 감독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결국, 누구나 예상 가능한 3명 가운데 하나인 김도훈 전 울산 감독이 임시 사령탑으로 6월 월드컵 예선 두 경기를 책임지게 됐다.
■K리그 시즌 중반도 안 지나 사령탑 4명 중도 하차
감독 구인난은 국가대표뿐 아니라 K리그도 마찬가지다. K리그 최다 우승에 빛나는 전북 현대는 페트레스쿠 감독 자진 사퇴 이후 한 달이 넘게 새 사령탑을 뽑지 못했다. 돌고 돌아 결국 작년 대행 체제를 이끌었던 김두현 청두 코치가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대구 최원권 감독과 대전 이민성 감독도 성적 부진으로 사퇴해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2부 리그까지 포함하면 시즌 시작 이후 단 3경기 만에 경질된 성남FC 이기형 감독까지 4개 프로팀이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 1부 리그의 30% 강등에 노출…'감독 단명 구조의 원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축구계에서는 프로축구 K리그의 승강제가 감독 구인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K리그 승강제가 너무 가혹해, 재능과 잠재력 있는 감독들이 제대로 된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 이렇게 되면서 능력 있는 감독 군이 조성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한국 축구의 지도자 풀이 좁아지는 악순환이 된다는 비판이다.
K리그 시민구단의 한 관계자는 "감독들이 시즌 초중반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이런 조급한 결정의 이면에는 1부 리그 팀들 가운데 최대 3개 팀이 2부 리그로 강등될 수 있는 K리그 승강제가 있다. 전체 팀의 1/4가량이 강등의 위험을 안고 시즌을 소화하는 리그는 전 세계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K리그 승강 시스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3년부터 시작한 K리그 승강제는 유럽 스코틀랜드 리그를 벤치 마킹했다. K리그와 마찬가지로 12개 팀이 1부에서 경합하는데, 최하위가 자동 강등이고 11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친다. K리그는 이보다 조금 더 급진적인, 자동 강등 1팀과 2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1+2'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대 3개 팀이 강등될 수 있는 구조다. 승강제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 주요 빅리그의 경우, 18~20개 팀이 1부 리그에서 경쟁하고 2~3개 팀이 강등에 노출되는 구조임을 감안하면, K리그는 2부 강등의 확률이 과중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이러다 보니 감독 지휘봉을 잡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차분하게 구현할 수 있는 여건이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 12개 구단 사령탑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7개월이다. 두 시즌을 버틴 감독이 거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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