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VNL 첫 경기서 숙적 일본에 0-3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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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VNL 첫 경기서 숙적 일본에 0-3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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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수들. (C)KOVO
 



완패였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든 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14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보셔시티 슈리브포트 브룩셔그로서리아레나에서 펼쳐진 2022 FIVB(국제배구연맹)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 일본(세계랭킹 9위)과의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7-25, 16-25, 11-25)으로 패했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세트를 거듭할수록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이번 대회 여정이 험난할 것이라는 예상 또한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눌렀던 한국은 오늘 경기에서 세트를 빼앗지도 못했다. 접전을 의미하는 20점도 터치하지 못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 가운데 세 가지를 꼽았다.

# 선수단 변화

우선 선수단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이번 대표팀은 2024 파리올림픽을 겨냥한 새 대표팀의 출발점이다. 2021년에 펼쳐진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배구여제' 김연경과 중원의 기둥 양효진, 김수지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결국 이 세 자리를 메워야 하는 대표팀은 큰 어려움에 처했다.

이다현과 정호영으로 꾸려진 미들블로커는 경험치를 키워나가면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지만 윙스파이커 김연경의 빈자리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박정아가 주장 임무를 물려받았고, 공수 임무는 강소휘가 들어와 대신했다. 두 선수가 기존 김연경의 역할을 온전히 나눠갖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안혜진이 빠진 세터 포지션, 오지영이 없는 리베로 포지션에서도 국제무대 적응이 필요해졌다.

# 염혜선 세터와의 호흡, 그리고 리시브

올림픽 4강을 이끈 염혜선 세터와 신예 선수들의 호흡은 한일전에서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염혜선은 토스가 빠른 편이나 구질은 변화가 심하다. 곱게 올라오지 않고 볼 끝에 무브먼트가 심한 편이다. 다만 빠른 토스를 하면서 상대 블로커를 반박자 따돌린다. 일본이 아닌 서구 팀들과는 이 부분에서 강점이 분명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단, 우리 선수들이 염혜선의 볼 끝에 적응이 필요하다. 김희진과 박정아는 경험이 많은 편이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 염혜선의 토스에 적응이 필요하다.

진천선수촌 훈련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공격수와 세터의 호흡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이 부분이 남은 기간 체크포인트가 됐다. 공격수들이 빨리 적응하지 못할 때 경험이 더 많은 염혜선이 일정부분 맞춰줄 필요가 있다.

리시브도 관건이지만 이는 무조건 버텨줘야 한다. 리시브가 흔들린다는 건 경기를 내준다는 의미다. 박정아와 강소휘가 버티는 수밖에 없다. 교체 투입 멤머들이 있지만 우선은 두 선수가 버텨내야 한다.

# 경험치와 자신감

이번 대표팀의 강점은 젊은 패기로 꼽혔다. 반대로 말하자면 경험치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부족한 경험치는 결국 패배 속에서 얻어야 한다. 지금 실력과 조합으로는 이기는 경기를 하기 어렵다.

이긴다면 더 좋겠지만 지면서도 얻어가는 게 있다면 소득은 분명 있다고 봐야 한다. 지는 경기에서 더 많은 걸 얻기 마련이다.

분명 일본에 완패했지만 다시 만날 때는 달라져야 한다. 부족한 부분을 집요하게 분석하고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 승리와 가까워질 수 있고, 결국에는 이길 수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선수를 바꿔야 한다.

오늘 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어떤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는지를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 글로, 말로, 몸으로 느껴야 반복된 상황에서 실수 없이 이겨낼 수 있다. 이런 기회가 앞으로 11번 남아있다.

한 번도 이기지 못할 수도 있지만 20점 고지에 오르고, 세트를 따내는 경기를 하다보면 승리의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승리는 능력치를 키울 때 생긴다.

지금 우리 대표팀은 선수 본인이 국제무대에서 어느 정도 해낼 수 있을지를 모른다. 자신의 능력치를 잘 모른다는 얘기다. 가능성만 짐작할 뿐이다. 그런 가운데 경험치를 끌어올리는 상황과 마주했다. 빠른 시간에 이 부분을 해결한다면 급속발전도 이뤄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심감을 찾는다면 2주차와 3주차에선 좀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완패는 내일 승리의 밑거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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