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NL 참패 중 공인구 교체? 배구계의 차가운 시선

 한국배구가 위기에 빠졌다. 국제 경쟁력 저하가 너무나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남자배구는 아시아에서도 정상급과 멀어졌고, 여자배구 역시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9전 전패를 당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배구연맹(KOVO)이 27일 이사회를 열고 '공인구 교체'를 결정했다. 7월 29일부터 8월 13일까지 펼쳐지는 2023 구미·KOVO컵 프로배구대회부터 새 공인구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사용구 공식공급업체를 스타에서 미카사로 바꿔 적용한다고 전했다.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 물론 주요 국제 대회에서 미카사가 제작하는 공이 공인구로 쓰이긴 한다. 하지만 적지않은 배구 관계자들이 현재 시점에서 공인구를 바꾼다고 국제 경쟁력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인구를 바꿔서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기본 기량 향상과 대표팀 운영 등의 쇄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마이데일리>와 만난 한 배구계 원로는 공인구 교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공인구를 교체하는 게 쉬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공인구 문제로 국제 경쟁력 약화를 덮어서는 안 된다. 과거 스타 공을 사용하면서도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적이 꽤 있다"고 짚었다.

선수 개개인의 발전과 대표팀 운영 및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확실히 했다. "선수들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에서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더 발전해야 한다"며 "대표팀 운영과 인선에도 문제가 있다. 머리를 맞대고 더 고민해서 좋은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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