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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人터뷰] 박진섭 감독과 광주FC의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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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좌 영표-우 진섭으로 대표팀의 측면 라인을 형성했던 박진섭 감독. 광주FC 감독 2년차를 맞은 그는 K리그2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1 승격을 위해 질주 중이다.(사진=이영미)>

올시즌 K리그2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지난 시즌 5위에 머물렀던 광주FC가 28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 ‘하나원큐 K리그2 2019’ 30라운드 홈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창단 이후 한 시즌 최다승(17승)을 경신했다. K리그2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K리그1 승격도 눈앞에 둔 터라 남은 6경기에서 광주FC는 자력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30경기 17승 10무 3패 승점 61점으로 1위, 2위 부산과 승점 5점 차).

광주FC를 이끄는 사령탑은 감독 2년차를 맞이한 박진섭(42) 감독. 2000년대 초반 국가대표팀에서 이영표와 함께 ‘좌 영표-우 진섭’으로 불리며 막강 측면 수비 라인을 담당했다. 2000년 월드컵을 앞두고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그는 울산-성남-부산 아이파크를 거쳐 2012년 실업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부산 아이파크 산하 U-18팀 개성고등학교 감독,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다 2018년 광주FC 감독으로 선임됐다. 박 감독은 올시즌 19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는 등 줄곧 K리그2 선두를 유지하며 K리그1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박진섭 감독을 25일 목포축구센터에서 만났다.

지난 해와 달리 올시즌 광주FC는 K리그2 선두를 달리며 자력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6경기가 남았지만 변수가 없다면 자력 우승도 가능하다. 올시즌 광주FC가 이토록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배경이 무엇인가. 

“작년은 감독 맡은 지 첫 해라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물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대전 시티즌에 0-1로 패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며 쓰라림을 곱=었다. 그런 경험이 올시즌을 준비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 겨울 동안 선수 개개인의 실력을 면밀히 체크했고, 개인 면담을 가졌다. 선수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고 내 생각을 전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올시즌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밑그림이 그려졌다. 내가 선수들을, 선수들이 나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들이 경기력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올시즌 거침없는 상승세를 내달리다 ‘8월 무승’에 허덕이며 힘든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최근 4경기에서 부산전을 제외하고 3승을 챙기며 제 궤도로 진입했다. 아산, 부천, 부산전에서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 언제 준비한 건가. 

“흔히 우리 팀 전술을 포백으로만 보는데 시즌 내내 똑같은 전술을 밀고 갈 수는 없다. 그동안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 경고 등으로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전술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5연속 무승을 당한 후 9월 A매치 데이 휴식기를 이용해 스리백 전술을 시험했다. 덕분에 아산, 부천전에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A매치 데이 휴식기가 2주 정도였는데 스리백 전술을 2주 연습한 것으로 충분했나.

“다행히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주 득점원인 펠리페가 9월 1일 안산 원정 경기에서 퇴장 당해 3경기 결장 징계를 받았다. 시즌 막판 선두 굳히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우리로서는 엄청난 악재를 맞이한 셈이었지만 A매치 휴식기 동안 스리백 전술을 실험하며 잘 극복해냈다. 여름에 합류한 하칭요의 포지션이 애매한 상태였는데 스리백 카드로 활용하면 좋을 듯해서 실험해봤더니 의외로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스쿼드가 탄탄한 팀은 전술 변화가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은 팀은 선수들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팀의 전술은 자주 변화를 주기 어렵다.”

개막 후 리그 19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던 광주FC는 7월 20일 FC안양전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팀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8월 4경기를 모두 무승부로 끝냈다. 9월 있었던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는 광주FC 선수단에 단비나 마찬가지였다. 팀을 재정비할 수 있었고, 박진섭 감독도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팀을 살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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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득점으로 득점 부문 선두에 오른 펠리페 실바.(사진=광주FC)>

현재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는 펠리페 실바는 K리그2 최고의 골잡이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광주에 입단했는데 올시즌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요인이 궁금하다.

“펠리페는 빼어난 슈팅 능력과 골 결정력을 뽐내는 선수다. 지난해에는 처음 경험하는 해외 생활과 낯선 음식, 환경 등으로 인해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올시즌에는 선수들과 친분도 쌓았고 무엇보다 브라질에서 온 여자친구가 식단을 따로 챙기며 도움을 주고 있는 게 펠리페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더해 준 것 같다.”

감독은 수시로 선수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 부딪히는 문제들 중 가장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가.

“습관이다. 우리 선수들은 중·고교 아마추어 선수가 아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장한 프로 선수들이다보니 오랜 습관, 방식 등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린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내가 선수로 뛸 때만 해도 모든 게 감독 중심이었다. 감독이 원하는 대로 따라 가야 경기에 뛸 수 있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하는 거라고 자책하고 감독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했다. 지금 선수들에게 그 정도의 열정을 바랄 수는 없다. 다만 선수들이 좀 더 의욕적으로,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면 좋겠다. 절대 광주FC에 안주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떻게든 1부에 올라가서 전북, 울산과 같은 명문 클럽에서도 뛰어보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국에도 진출해봐야 하지 않겠나. 내가 필요로 하는 팀이 아니라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지금 이 순간보다 5년, 10년 후가 더 중요하다는 걸 선수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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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도 겨울 양복 차림을 이어갔던 박진섭 감독. 19경기 무패 행진이 깨지면서 반팔 셔츠를 입을 수 있었다.(사진=광주FC)>

올시즌 박 감독의 ‘겨울 양복’이 꽤 오랫동안 화제를 모았다. 시즌 개막전부터 입었던 겨울 양복을 19경기 무패 행진 동안 계속 착용했다가 7월 20일 FC안양전에서 1-7 대패를 당하는 바람에 겨울 양복을 벗고 여름 반팔 셔츠를 입지 않았나. 

“미디어의 힘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런 이슈로만 부각돼서 솔직히 불편했다. 뙤약볕에서 뛰어 다니는 선수들이 더 많이 노출되고 언론에 회자돼야 하는데 내 양복만 계속 이슈가 되니 괜히 선수들한테 미안해지더라. K리그2에서 뛰는 선수들은 언론에 더 많이 노출됐으면 좋겠다. 이름과 경기 내용이 알려져야 축구 팬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고, 성적이 좋은 선수들은 대표팀 발탁의 기회도 얻지 않겠나. K리그2에 있다 보니 홍보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19경기 동안 똑같은 겨울 양복을 입은 소감을 듣고 싶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웃음). 사실 개막전 때 너무 추워서 롱패딩을 입을까 하고 고민하다 안 입었는데 롱패딩을 입었으면 7월 한여름까지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왜 그런 징크스를 이어갔던 건가.

“개막전을 기분 좋게 이겨 느낌이 좋았다. 다음 게임 때도 이 기운을 이어가고 싶어 착용했던 건데 그토록 오랫동안 그 옷을 입을 줄 몰랐다. 경기 마치면 양복과 스웨터, 셔츠를 그대로 세탁소에 맡겼다가 찾아오곤 했다. 아마 세탁소 사장님이 날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선수 때도 이런 징크스가 있었나.

“잘 뛰었던 경기에서 신은 축구화를 계속 신었다. 보통 축구화 한 켤레로 5,6경기를 뛰는데 성적이 좋으면 계속 축구화 하나로 버티게 된다.”

박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어떤 스타일인가.

“하위팀일수록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 뿌리가 튼튼해야 그 팀이 쉽게 안 무너지고 성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이 팀을 맡았을 때 선수들에게 그 부분을 강조했다. 실점, 득점이 중요하지 않고 90분 경기 동안 어떤 내용의 경기력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선수들의 기복이 심해서도 안 된다. 전체적인 밸런스나 조직력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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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의 훈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공 돌리는 훈련에는 박 감독이 직접 참여해 게임으로 훈련을 이어갔다.(사진=이영미)>

선수들 반응은 어떠했나.

“좋지 않았다. 내가 너무 디테일하게 접근하니까 속으로는 짜증이 났을 것이다. 프로 선수에게 패스하는 요령, 킥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니까 훈련 자체가 재미없었다. 선수들은 전술 훈련하는 걸 좋아하는데 처음에는 전술보다는 기본기를 다지는데 중점을 뒀다. 기본이 갖춰진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은 나중에 차이가 난다. 난 그걸 믿고 간 것이다.”

선수들이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다.

“모든 걸 내 방식에 맞추지는 않았다.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살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드리블을 좋아하는 선수에게 마음껏 해보라고 권유했다. 처음에는 신나서 달린다. 혼자 다 제치고 들어가려고 애를 쓴다. 한 선수의 독자적인 플레이에 조직력은 균열이 생긴다. 결국 선수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고 백기를 든다. 그런 상태에서는 선수와의 대화가 쉬워진다. 그도 직접 느꼈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박진섭 감독은 공·수의 균형을 중시한다. 공격과 수비시의 대형을 유지하려면 다 같이 뛸 수밖에 없다. 붙박이 주전은 없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스쿼드를 짜는 게 박 감독의 특징이다. 이러다보니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무한 경쟁을 벌인다. 박 감독 축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토털 사커’다. 수비와 공격, 포지션의 구분 없이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선보이고 싶어 한다. 그 지향점은 관중들에게 축구의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혹시 감독 초기에 관심 있게 지켜본 다른 팀 감독이 있나. 

“강원FC 김병수 감독의 축구를 좋아한다. 김 감독만의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축구 스타일이 매력적이다. 할 수만 있다면 따라하고 싶을 정도다.”

2년 차 감독에게 이런 질문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감독이란’ 어떤 자리인 것 같나.

“다시 태어난다면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어려운 자리다. 스트레스도 많고, 감독 수명도 짧고. 모든 게 결과로만 언급되고, 그 결과에 내 지도력을 평가받는 부분이 쉽지 않다. 최강희 감독, 허정무 감독처럼 지도자 생활을 오래한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박진섭 감독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그 울림이 꽤 깊다.

“광주FC를 맡고 나서 열심히 달려왔다. 별다른 잡음 없이 잘 이끌어 왔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11명의 선수들 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을 살피지 못했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벤치에 머문 선수들을 살필 만한 여유가 없었다. 승부의 세계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선수들이 이해해주리라 믿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더라.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을 좀 더 챙겨야 할 것 같다. 그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해줘야 한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아직 함량 미달의 감독이다. 갈 길이 정말 멀고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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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는 오는 12월 광주월드컵경기장 옆 보조 경기장에 전용 홈구장과 클럽하우스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올시즌 K리그1 승격을 희망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사진=이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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