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과' 김사니 대행...설마'좋은 방향' 을 '결자해지' 대신 '잔류'로 곡해?
김사니 IBK 기업은행 감독대행은 이쯤되면 어떻게 처신을 해야 될 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배구판을 보니‘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의 스승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은사가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을까.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8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를 앞두고 제자 김사니 감독대행으로 인해서 촉발된 IBK 기업은행 사태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IBK 사태에 대해서 다른 팀 감독이 입을 여는 것은 사실 예의가 아니지만 김형실 감독은 현재 V리그 최고령 감독이다. 김사니와는 런던 올림픽 4강 신화를 함께 만든 주인공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김 감독은 입을 열었다.
김형실 감독은 “남의 이야기를 평할 처지는 아니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 안타깝다. 남녀 배구팀 감독 가운데 최고참으로서 이번 사태가 안타깝다. 계속 와전되고 확대되는데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하루빨리 좋은 방향으로 수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에는 여자배구 감독중 두 번째로 연장자인 박미희 감독도 IBK관련해서 말한 적이 있다. 당시 박 감독은 김사니 감독대행의 데뷔전에서 패한 후였다.
박미희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제가 그걸 언급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제가 현장 떠난 것도 아니고...그건 외부적인 것이니까 제가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개인적인 생각은 있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27일 IBK 기업은행전에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김사니 대행의 잘못을 꾸짖었다.
차 감독은 김사니 감독 대행과의 악수를 거절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배구인으로서 할 말은 많다. 여러 가지 생각도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 부분은 경기력과 상관없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여자배구 지도자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가지로 요약된다. ‘결자해지’. ‘일을 저지른 사람이 해결하라’는 뜻이다. 즉 김사니 대행이 IBK사태로 인해 여자배구판이 쑥대밭이 되어가고 있으니 이를 해결하는 쪽으로 잘 처신하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개인적으로 전화해서 물어볼 일도 아니다. 지도자라면 진퇴가 분명해야한다. 하지만 김사니 대행은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는데도 ‘신임감독이 오면 물러나겠다. 코치로 남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배구계 선배들이‘그냥 예전대로 코치로 돌아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건 삼척동자라도 다 안다. 빨리 사태를 수습하고 신임 감독이 오면 물러나라는 뜻이다.
옛말에 ‘일보전진을 위한 이보후퇴’라는 말이 있다. 감사니 대행이 바로 지금이 그런 때이다. 김사니 대행은 이제 지도자 생활 2년차이다. 신인이다.
김 대행은 다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지금 자리에서 물러나 이번 사태를 반추해보면 첫 단추를 어떻게 잘못 끼웠는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슨 말을 실수했는 지 보일 것이다.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훗날을 기다리는 것이 도리이다.
왜 김대행이 코치직에 집착하는 지는 모르겠다. ‘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물러나야 하나’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지도자는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이다. 진퇴를 명확히 해야하는 자리이다.
늦었지만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신임감독이 오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배구인으로 돌아가서 여자 배구 발전을 응원하겠다." 배구인들과 팬들은 바로 이 말을 듣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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