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5골넣은 브라질, 왜 日에겐 1골밖에 못넣었을까[초점]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에는 5-1로 이긴 브라질. 하지만 일본을 상대로는 후반 32분에야 터진 페널티킥 득점으로 1-0으로 승리했다.
일본이 더 잘해서일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국과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완전히 다르게 대했기에 그만큼 다른 스코어차가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7시 20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후반 32분 브라질의 공격 때 히샬리송이 힐패스를 했고 네이마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했다. 리바운드공을 히샬리송이 슈팅하려다 일본 수비에 걸려 넘어진 것에 대해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네이마르가 키커로 나서 성공시키며 브라질이 승리했다.
고작 4일전인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대결한 브라질은 5골이나 넣으며 5-1 승리를 했다. 하지만 일본에게는 고작 한골밖에 넣지 못했다. 단순히 결과만 보면 일본이 훨씬 나은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경기를 대하는 방식 자체가 한국과 일본이 딴판이었다는 점을 짚어야한다.
일본은 이날 골대 앞에 버스를 두 대 세우는 듯한 '두줄 수비'를 했다. 경기 후 일본의 핵심 수비수 요시다 마야도 "수비 블록을 당긴 후 역습을 노렸다. 실점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완전히 내려앉아 브라질이 박스 안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워낙 공간을 내주지 않고 수비하다보니 제 아무리 브라질이라도 공격이 여의치 않았다. 행여 위험한 기회를 주면 박스 밖에서 무리하게 반칙을 해서라도 일본은 수비했다.
반면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그동안 해왔던 후방 빌드업과 패스-점유 위주의 축구를 버리지 않았다. 이에 브라질은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한국 수비진의 실수를 유발해냈고 이 실수를 빌미삼아 5골이나 터뜨렸다.
한국과 일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일본의 경우 E조에서 독일, 스페인, 그리고 북중미-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 승자(코스타리카 또는 뉴질랜드)와 한조에 속해 '죽음의 조'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이라는 강력한 우승후보와 맞붙어야하기에 일본은 자신들이 해오던 '스시타카'로 대표되는 패스 축구보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 축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전은 일본에게 있어 독일-스페인에 대한 스파링 파트너였다. 이정도 강팀을 상대로 일본의 선수비 후역습 축구가 얼마나 통하는지 시험하는데 의의가 있었다.
반면 한국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브라질전 전에도, 후에도 밝혔듯 자신이 4년간 해온 소위 '빌드업 축구'를 더 완성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한국은 H조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맞붙는데 일본처럼 스페인-독일같은 우승후보팀은 없다. 물론 포르투갈과 우루과이 전력이 뛰어나지만 독일-스페인만큼은 아니며, 한국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이제와 전환하는 것보다 그동안 해오던 축구를 더 다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으로 월드컵까지 남은 5개월을 임한다.
그러다보니 한국은 그동안 해오던 축구를 브라질이라는 강팀을 상대로도 시험해봤고 브라질은 넓은 공간과 골을 먹더라도 계속 맞서싸우는 한국에 5골을 넣었다. '지더라도 우리 축구를 해보겠다'는 목표였다. 반면 일본은 선수비 후역습 축구로 전환해 '이기지 못하더라도 실점하지 않는다'는 목표로 버티기만 했고 브라질은 가까스로 골문을 한번 열었다.
실제로 경기 기록을 봐도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4개의 슈팅(유효슈팅 4개)로 1골을 넣었다. 반면 브라질에게 21개의 슈팅과 12개의 유효슈팅을 허용해 5실점을 했다. 반면 일본은 4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브라질은 일본을 상대로 20개의 슈팅에 5개의 유효슈팅으로 1골을 넣었다.
한국과 일본의 브라질을 상대로 얻고자 하는 목표, 그리고 월드컵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다르다. 한국의 방법은 브라질에게 고마운 상황이었고, 일본의 방법은 그래도 브라질을 상대로 꽤 먹혔다는 차이점이 1-5와 0-1이라는 스코어차를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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