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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홈런왕 노린다 했냐구요?" 이정후, 이유있는 소감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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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는 세계 최초 타격왕을 차지했다. ⓒ논현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논현동,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가 재치로 시상식의 분위기를 풀어줬다.

이정후는 2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OL KBO 시상식에서 타격상을 받았다. 이정후는 올 시즌 123경기에 나와 464타수 167안타(7홈런) 84타점 78득점 10도루 타율 0.360으로 활약했다.

이정후는 시즌 막판 전준우(롯데), 강백호(kt) 등과 치열한 타격 경쟁을 벌인 끝에 타격왕의 영광을 안았다.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시절 이종범(LG 트윈스 코치)와 함께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에도 없던 부자(父子) 타격왕 기록을 최초로 달성했다.

신인왕 이후 데뷔 첫 타이틀홀더로서 KBO 시상식 자리에 선 이정후는 "내년에도 이 상(타율)만큼은 놓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마지막으로 부모님 감사하다. 모든 상이 뜻깊고 감사한데 타격왕은 어렸을 때부터 세운 목표 중 하나라 더 뜻깊다. 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어 내년에는 어떤 타이틀을 더 따고 싶냐는 질문에 "홈런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도발'에 올해 홈런왕 최정은 "내년에 타격왕을 하겠다"고 받아쳤고, 그 뒤에 수상 소감을 하러 나선 득점왕 구자욱은 "두 선수 다 긴장했으면 좋겠다"며 '올킬'에 나서 시상식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진지하게 홈런왕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던 이정후.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이정후는 홈런왕 질문에 "사실 앞에 퓨처스리그, 투수 부문까지 시상식이 너무 진지한 것 같아서 분위기를 풀고 싶었다"며 웃었다. 이정후는 "하필 내가 타격 첫 수상자더라. 최정 선배도 옆에서 '네가 첫 번째'라고 놀렸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해서는 "한때는 홈런을 많이 치고 싶었지만 사람은 본분을 알아야 하더라(웃음). 홈런을 치는 것보다 좌우중간을 가르는 장타가 팀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치려다가 홈런도 가끔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정후는 이날 아리엘 미란다(두산, 588점)에 이어 329점을 받아 MVP 투표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강백호(kt, 320점)가 이었다. 이정후는 "올 시즌 백호랑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했는데 함께 MVP 순위권에도 이름을 올려 영광이다. 내년에는 아시안게임이 있는데 나가게 된다면 함께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한국 야구의 미래까지 살뜰하게 챙겼다.

그는 수상 소감을 말할 때 "한 시즌 고생 많이 하신 우리 팀 감독님, 코칭스태프, 동료들, 나머지 9개 구단 동료들도 모두 수고 많았다"며 선수들 중 유일하게 모든 구단 선수들에게 시즌 마무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2017년 리그 데뷔 후 신인왕의 풋풋함을 벗고 이제는 시상식의 분위기도 이끌 줄 알 만큼 커버린 이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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