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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이탈→사의 표명→감독 대행, 프로 맞아?..女배구 최초 영구결번 명예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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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김사니(오른쪽)가 김희진을 격려하고 있다.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비상식적인 감독 교체로 여자배구 논란의 중심에 선 IBK기업은행. 이제 시선은 김사니(40) 감독대행에게 쏠린다. 며칠 전까지 사의를 표명해 팀을 떠나려 한 코치가 감독대행이 되면서 리그와 팬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정상적인 프로 팀의 모습이 아니다. 

시즌 초반부터 꼴찌로 추락한 IBK기업은행은 주전 세터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의 선수단 이탈로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 21일 구단 쇄신 차원에서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이 동시에 물러났고, 김사니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탈 선수 문제 등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직 의사를 표명한 김사니 코치에 대해선 사의를 반려하고 팀 정상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22일에는 끝내 복귀를 거부한 조송화에 대해 임의해지를 결정했다. 아울러 김사니 감독대행 체제를 임시라고 못박았다. ‘현재 감독 및 수석코치의 동시 부재로 김사니 코치의 임시 대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임 감독이 선정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감독대행을 수행할 것이다. 잔여 시즌을 맡는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정식 감독 선임은 아니지만 당분간 김사니 감독대행 체제에서 분위기 수습에 나설 것이라고 공표했다. 당장 23일 인천에서 흥국생명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조송화를 중심으로 구단 내 불화가 만천하에 드러난 가운데 김사니 대행도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대행은 이번 파국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조송화가 팀을 이탈한 뒤 김 대행마저 자리를 비워 의구심을 자아냈다. 구단은 연패로 인한 스트레스로 포장을 했고, 김 대행은 19일 팀에 복귀했다. 내부 징계를 받거나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감독대행 지휘봉을 잡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16년 IBK기업은행 선수 시절 김사니가 우승 트로피를 보이고 있다. /OSEN DB

김 대행은 여자배구 최초로 영구결번된 레전드다. 1999년 데뷔 후 2017년 은퇴까지 특급 명세터로 활약했다. 2014~2015시즌 챔프전 MVP에 V-리그 세터상을 3번 받았다. 여자배구 최초 1만2000세트를 달성했고, 2012 런던 올림픽 4강을 이끄는 등 국가대표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IBK기업은행에는 2014년부터 합류한 김 대행은 팀의 정규리그 우승 1회, 챔프전 우승 2회에 기여했다. 은퇴할 때는 등번호 9번이 여자배구 최초로 영구결번됐다. 은퇴 후 방송 해설위원을 했고, 지난해 5월 IBK기업은행에 돌아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도자로 이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도자로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중책을 맡았다. 개막 7연패로 시작한 IBK기업은행은 1승8패 승점 2점으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에도 밀린 7위 꼴찌에 머물러 있다. 당장 팀을 수습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전 세터 조송화의 복귀가 불발됐고, 외국인 선수 라셈은 부진 끝에 교체가 유력하다.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 등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3인방을 비롯해 국내 선수들의 존재감도 예전 같지 않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전력도 미비한데 불화설로 연일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여자배구 레전드로 꽃길을 걸어온 김 대행에게도 날선 외부 시선은 낯설다. 오랜 기간 쌓아올린 명예마저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김 대행이 축복받지 못할 감독 데뷔전에서 어떤 결과를 낼까. 23일 흥국생명전에 배구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waw@osen.co.kr

IBK기업은행 서남원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1.08.25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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