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최지만, 2개 부문 ML 당당 1위... '껄끄러운 타자' 입증
드러나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5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지만(31·탬파베이)은 20일(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23경기에 해 타율 0.279(68타수 19안타), 2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주요 공식 기록 순위에서는 그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최지만이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공격 지표에서 당당 1위인 부문이 놀랍게도 두 개나 있다. 둘 모두 최지만이 상대 투수에게 '껄끄러운' 타자임을 입증하는 기록들이다.
2022 메이저리그 타자 타석당 투구수 순위. /사진=Statspass 캡처먼저 타자의 타석당 투구수이다. 미국 유료 통계사이트 스탯츠패스에 따르면 최지만은 18일 현재 상대팀 투수로 하여금 타석당 평균 4.63개의 공을 던지게 해 이 부문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는 타석당 4.56구인 일본인 쓰쓰고 요시토모(31·피츠버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상대팀 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것은 크게 드러나진 않아도 점진적으로 팀 공격력에 내실을 기할 수 있는 활약으로 평가받는다.
매 이닝 선두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다음 타자는 대기 타석에서 몸을 풀기 시작한다. 이때 타석에 있는 타자가 단 1개의 공만 보고 치느냐, 아니면 3~4개의 공을 상대하느냐는 큰 차이를 낳는다. 타자가 공을 많이 볼수록 대기 타석에 있는 동료가 충분히 몸을 풀고 타석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이다.
최지만의 타석당 투구수가 4.63개로 올시즌 메이저리그 1위임을 알려주는 자막(아래 빨간 네모). /사진=TV 중계화면 캡처아울러 대기 타자뿐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기다리는 타자들까지 상대 투수의 공을 한 개라도 더 볼 수 있어 투수의 구종 파악은 물론 투구 패턴까지 읽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투수의 투구수를 관리해 주는 현대 야구에서 상대팀 투수가 공을 한 개라도 더 많이 던지는 것은 그만큼 피로도를 높여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이렇듯 타석당 투구수는 경기의 승부를 가르는 시원한 홈런 한 방처럼 확 드러나 보이진 않지만 타자의 팀 공격 기여도 면에선 무시할 수 없는 능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최지만의 연도별 대타 성적. /사진=베이스볼-레퍼런스 캡처최지만은 또 올 시즌 4차례 대타로 나서 4타석 2타수 2안타 3타점 2볼넷을 기록 중이다. 타율과 출루율 모두 10할(1.000)로 완벽하다. 적어도 메이저리그 공동 1위인 셈이다.
올 시즌만 반짝 활약이 아니다. 최지만의 메이저리그 통산 대타 타율은 0.375(48타수 18안타)나 된다. 대타로 나서 2루타 6개와 홈런 2개에 21타점을 기록 중인 그는 출루율(0.530)과 장타율(0.625)을 합한 OPS는 무려 1.155나 된다. 감독 입장에서 최지만은 중요한 찬스마다 고민하지 않고 꺼내쓸 수 있는 자원인 셈이다.
탬파베이 경기를 중계하는 미국 벨리스포츠의 해설가 브라이언 앤더슨은 지난 19일 디트로이트와 홈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1타점 적시타를 친 최지만에 대해 "대단한 타자"라고 치켜세운 뒤 "선발 출전하는 선수와 달리 대타는 언제 투입될지 모르는 상태로 몸을 풀면서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선발 출전한 선수가 한 경기 내내 안타 1개를 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최지만은 올 시즌 대타로 나선 찬스마다 안타를 치고 모두 출루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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