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FA 이관희, 이정현이 문제가 아니다
Sadthing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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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1 14:10
현 프로농구 최고의 앙숙을 꼽으라면 열에 아홉은 전주 KCC 이정현(34·191㎝)과 창원 LG 이관희(33·190㎝)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둘의 좋지 않은 관계는 유명하다. 최근 수년 동안 프로농구 대표 앙숙으로 코트를 불태우고 있다. 다른 선수 같으면 그냥 넘어갈 일도 연세대 선후배 관계인 두 선수가 부딪히면 큰 신경전으로 번지기 일쑤다.
‘흥행에 도움이 되는 재미있는 구도다’는 의견도 있으나 정도를 지나칠 때가 종종 있어 눈살을 찌푸리는 팬들도 적지 않다. 처음에 흥미롭게 지켜보던 팬들조차 ‘이제 그만!’을 외치고 있다. 단순한 신경전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감정대립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양 선수는 앙숙이라기보다 ‘때리는 후배 이관희’와 ‘당하는 선배 이정현’이 맞는 표현일 수도 있다. 코트 안, 코트 밖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도발은 후배인 이관희가 먼저 시작하고 있으며 선배 이정현은 무시로 일관하기 일쑤다. 간혹 참다못한 이정현이 한번씩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분명 일반적인 대립 관계하고는 조금 다르다.
이쯤되면 도대체 후배 이관희는 동문 선배인 이정현에게 ‘왜 그러는 것인가’ 궁금한 것이 사실이다. 아쉽게도 당사자 이관희는 속 시원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저 코트 위에서의 도발과 각종 인터뷰에서의 감정 노출을 통해 자신이 이정현을 매우 싫어한다는 정도만 드러낼 뿐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개인감정은 밖에서 알아서 풀고, 코트 위에서는 경기력으로 승부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리한 이관희가 이정현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름값이 높지 않았던 이관희는 이정현의 앙숙 이미지를 통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후 이정현 안티 팬들의 성원(?)까지 등에 업은 채 뒤늦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도발을 거듭하게 되면 보통은 시비를 건 쪽이 비난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정현, 이관희의 관계에서는 조금 다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이관희의 도발을 응원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이정현이 '플라핑(Flopping‧눈속임 동작)'이 심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이 그 이유다. 이관희의 도발이 심한 날에도 당한 이정현을 조롱하는 의견이 적지 않을 정도다.
이관희의 반 이정현 성향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단순히 이정현을 도발하고 공격하는 것을 넘어 그의 소속팀 KCC에 대해서도 조롱 섞인 말을 내뱉는 등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KCC팬들 사이에서 ’우리가 도대체 이관희에게 무슨 잘못을 했냐?‘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지난달 17일 경기에서는 송교창에게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칙을 범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KCC만 만나면 조용히 넘어가지 않는 이관희다.
이쯤되자 KCC선수들 사이에서도 이관희에 대한 불쾌한 감정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KBL은 10일 논현동 KBL 센터에서 제27기 제1차 재정위원회를 개최해 KCC 소속 전준범, 김상규에게 비신사적인 행위에 대한 제재금 20만원을 부과했다. 2일 있었던 양팀간 맞대결에서 전준범은 이관희에게 욕설을 내뱉었으며 김상규 역시 어깨로 밀치는 행위를 한 바 있다.
물론 앞뒤 상황을 떠나 눈에 띄게 그런 언행을 했다는 점에서 전준범, 김상규가 잘못한 것이 맞다. 전준범은 현대모비스 시절부터 연세대 3년 선배 이관희와 과감하게 신경전을 벌이며 선후배 관계를 의식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상규 또한 동문은 아니지만 이관희보다 1살 어리다.
사실 KCC와 LG 모두 다른 쪽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팀 핵심 전력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매경기 어려운 시합을 치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정현은 베테랑의 품격이 엿보인다. 송교창, 정창영 등 주전 2명이 빠진 위기 속에서 여전히 에이스로 활약해주는 것을 비롯 동료들을 잘 다독이며 구심점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그로 인해 KCC는 최하위 전력이라는 혹평과 달리 6승 6패로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LG는 시즌을 앞두고 이재도를 FA로 영입한 것이 무색할만치 성적이 좋지 않다. 3승 9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관희도 팀 성적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둥지를 옮긴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4년, 보수 총액 6억원(연봉 4.2억, 인센티브 1.8억)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팀내 고액연봉자로서 LG를 이끌어가야할 입장이다.
이관희가 이정현과 무슨 악연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현재 이관희에게 먼저 요구되는 것은 팀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다. 싫어하는 선수가 함께 경기에서 뛴다고 감정에 휩싸이기보다는 이정현이 그랬듯 팀이 이기는 쪽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들끓는 감정은 승리로 갚아주면 된다. LG팬들 역시 그런 모습을 원할 것이다. LG 이관희의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글 / 김종수 객원기자
#사진 /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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