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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보라스' 서건창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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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랑 리코 스포츠에이전시 대표는 '한국판 보라스'라 불린다.

이정후(키움) 김현수(LG) 허경민(두산) 등 굵직굵직한 선수들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으며 김현수의 볼티모어 오리올스행 등 대형 계약을 잇달아 성공시킨 경력을 갖고 있다.

한국에선 일반적이지 않은 계약 형태 등을 가져와 꽉 막힌 계약의 활로를 뚫는 데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A 서건창을 둘러 싼 시장 상황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과연 그의 에이전트인 이예량 대표는 윈-윈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사진=김재현 기자
그런 이예랑 대표에게 올 겨울 하나의 숙제가 생겼다.

FA가 되는 서건창 계약이 그것이다. 서건창은 이예랑 대표의 고객이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부진이 너무 심각했기 때문이다.

서건창은 올 시즌 타율 0.253 6홈런 52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출루율이 0.350에 불과했고 장타율은 0.343으로 초라한 수준이었다. 원래 장타를 치는 타자는 아니지만 2루타 숫자가 24개로 줄어들며 장타율도 동반 하락했다. OPS가 당연히 0.693에 그쳤다.

수비수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록된 실책은 8개 뿐이었지만 수비 범위가 좁고 송구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찬스에서의 강세도 사라졌다. 득점권 타율이 0.240에 머물렀다. 득점권 타율은 타자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팀 공헌도를 계산할 때는 유용하게 쓰인다. 3번 타자로 많은 기회를 잡았던 서건창이기에 그의 득점권 타율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원 소속 구단인 LG의 반응은 싸늘하다. 서건창과 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선언한 김현수와 상당한 온도차가 나는 협상 태도다.

차명석 LG 단장은 "서건창은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건창을 잡는다 안잡는다는 부분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일단 서건창 측의 생각을 들어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서건창이 게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듣고 그 이후 단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건창에 대한 가치 평가가 높지 않음을 엿볼 수 있는 코멘트다. 팀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뜻도 함께 밝힌 것이나 다름 없다. 위기에 빠진 서건창이다.

서건창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을 자진 삭감해 화제가 됐다. 실질적으로 보상 규모가 줄어드는 B등급을 받기 위해 키움이 주겠다는 연봉보다 작은 연봉을 원했다.

그래서 책정된 금액이 2억2500만원이다. 그런데 LG로 트레이드가 되며 일이 꼬였다. LG에선 A등급 선수로 다시 분류가 됐기 때문이다. 보상 규모도 다시 커졌다.

특급 선수를 영입하는 경우엔 그다지 큰 출혈이 아니지만 서건창은 특급에 어울리는 성적을 찍은 2루수가 아니다.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선수 수준의 성적을 내는데 그쳤다.

사실상 LG 이외의 팀으로 옮기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졌다.

이예랑 대표의 묘안이 필요한 이유다. 고객인 서건창의 니즈를 최대한 충족시키면서 LG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는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타 팀 이적을 꾀하려 한다면 그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특급 선수에게 특급 대우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찌 보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특급이 아닌 선수에게 안정적인 계약을 안기는 것이 진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표에게 서건창이 그런 대상이다.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계약 규모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러가지 환경은 서건창에게 절대 불리하다. 그래서 더 에이전트의 몫이 중요해졌다.

이 대표는 안치홍과 롯데의 2+2 옵트 아웃 계약을 이끌어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당시 원 소속 구단이던 KIA는 안치홍에게 적극적이지 않았다. 1루수로 포지션 변경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예랑 대표는 2년 후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고 이 제안을 롯데가 받아들이며 계약이 성사됐다. 안치홍은 2년 후인 올 시즌 롯데와 계약 연장에 합의하며 양측 모두 윈-윈 계약이었음을 증명�?다.

과연 이 대표가 또 다른 묘안으로 서건창과 그를 원하는 팀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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